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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지금 나가면 역적”… 발 묶인 文 ‘순장조’

지방선거 출마 저울질하던 참모들, 줄줄이 불출마
최고조 달한 오미크론 및 박빙 대선 정국에 발 묶여
100여 일 남은 지선 “이미 늦었다” 분석도
文대통령 영향력… “역대 순장조와는 다를 것” 예상
  • 등록 2022-02-17 오전 9:30:01

    수정 2022-02-17 오전 9:59:24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6·1지방선거(지선) 출마가 유력시되던 문재인 대통령의 참모들이 속속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최고조를 향하고 있는데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20대 대선 정국이 박빙으로 가면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는 모양새다. 선거 일정이 묘하게 꼬인 탓인데 개인적인 정치 욕심을 내세워 여권에 상처를 줬다간 정치적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지금 나가면 역적”… 발 묶이는 文 ‘순장조’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유은혜 결국 ‘불출마’… 靑 인사들도 잔류 가닥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가 유력했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출마 의지가 강했던데다 사퇴 준비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포기했다. 유 부총리가 불출마한 것은 3월 새학기를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교육 책임자로서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 부총리의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눈치보던 다른 참모들도 지선 출마 의지를 내려놓는 모양새다. 부총리가 출마 의지를 꺾는 마당에 직접 총대를 메긴 어렵다. 정치권에서는 유 부총리를 시작으로 청와대 내에 출마 선언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지선 출마 후보군이었던 장관급 인사들은 진즉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강원도지사 출마설이 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설을 일축했다.

유 부총리와 더불어 경기도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대선까지는 (장관직에)매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사실상 출마 의사를 접었다. 지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기한은 내달 3일까지로, 대선 일정이 지나고 나면 지선출마가 불가능하다.

청와대에서는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충남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사퇴 시점을 잡기가 매우 애매하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왔던 이철희 정무수석과 서울기 교육감 출마설의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 역시 끝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윤난실 전 제도개혁비서관이 광주 광산구청장에 도전하겠다며 사퇴한 게 마지막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마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금 나가면 역적, 대선 지면 지선도 없다”

지선 출마를 노리던 참모들이 줄줄이 발목이 잡힌 것은 무엇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문 대통령이 ‘임기말 없는 국정운영’을 강조하며 방역에 힘을 쏟고 있는 마당에 선거 출마를 이유로 참모가 물러나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 야권 비판뿐만 아니라 여권 지지층 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출마설과 관련한 질문에 “장관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류하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차기 대통령을 놓고 맞붙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진검승부가 백중세(伯仲勢 서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움)인 것도 사퇴를 보류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대선이 코앞인데 대통령 참모진이 이탈해 진영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엄정한 선거관리와 공직기강 확립을 수없이 강조해온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출마하겠다고 사퇴하는 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사퇴 타이밍이 늦었다는 의견도 있다. 대선 정국에 가려있으나 출마 예정자들이 이미 지역에서 경선을 대비한 표밭을 갈고 있다는 것이다. 애초 출마 예정자들이 지선 출마를 위한 공직사퇴기한인 내달 3일보다 앞선 설 연휴를 전후해 사퇴를 고려했던 이유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임기 말에도 40%대 지지율을 지키고 있는 만큼 레임덕에 시달리다 임기를 마무리한 역대 대통령의 순장조와는 다를 것이라 본다. 퇴임 후에도 여권 내 문 대통령의 영향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마지막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이 공천 등 앞으로의 내부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권관계자는 “이제와 리스크를 떠안고 무리하게 출마를 강행하느니 2022 총선 등 다음 수를 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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