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尹, 낮은 지지율의 빛과 그림자

  • 등록 2022-06-26 오후 2:24:01

    수정 2022-06-26 오후 9:42:01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지난 24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6월 21~23일에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은 10.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의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47%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8%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기준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윤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과거 대통령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 아닐 뿐 아니라, 지지율 하락 추세도 비교적 일찍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요인은 팬덤의 부재다. 윤 대통령의 팬덤이 미미하거나 부재하다는 것인데, 이 점은 지지율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일단 팬덤 현상은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부터 지적해야겠다. 그 이유는 이렇다. 정치적 팬덤은 이성적이어야 할 정치적 과정을 감성화 시킨다. 정치가 감성화될 경우, 정치에서의 “파트너”는 사라진다. 즉, 정치적 팬덤 현상이 생기게 되면,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과 다른 입장을 가진 정치 집단 혹은 정치인들을 적대시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정치의 기본 속성인 대화와 타협이 사라지게 된다. 대화와 타협은 정치적 상대를 파트너로 생각해야 가능한 것인데, 상대를 적으로 돌리게 되면, 상대는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닌 타도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팬덤 현상이 극대화되면 정치는 사라지게 된다. 이렇듯 정치적 팬덤 현상은 결코 긍정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에게 있어 팬덤은 필요한 존재일 수 있다. 팬덤은 매우 안정적인 지지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팬덤을 가진 정치인의 지지율 변동의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정치인들은 정치적 팬덤의 폐해를 알면서도, 팬덤을 이용하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팬덤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팬덤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광우병 시위 때문에 집권 초기 지지율이 20%대로 곤두박질쳤었다는 점을 기억하면, 대통령 지지율과 팬덤의 존재 유무가 일정한 함수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윤 대통령의 경우도 지지율이 안정적이지 못할 확률이 높다. 윤 대통령 역시 팬덤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생각한다면, 대통령이 팬덤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정치를 감성화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여론이 비교적 정확하게 대통령 지지율에 반영되기 때문에, 대통령의 여론에 대한 반응성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수의 팬덤이 과대 대표될 경우, 대통령은 자칫 ‘자의적으로 해석된 여론’에 매몰되기 쉬운데, 팬덤이 없을 경우에는 그런 위험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지율 관리에는 부정적 요인임은 틀림없다.

윤 대통령의 현재의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소는 경제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의 팬더믹에서 파생된, 세계 각국의 돈 풀기의 부작용이 이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상황이 이렇기에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율 측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권 시절, 이른바 전 세계적 차원의 금융위기가 닥쳤지만, 당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보다는 나은 경제 상황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도 역대 대통령들의 평균 지지율로 상승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즉, 윤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위기 국면을 성공적으로 타개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앞으로 얼마든지 지지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제 정권을 넘겨받은 지 한 달 조금 지났다. 처음은 창대하지만 나중에 힘든 것 보다는, 처음에 힘들고 나중에 빛을 보는 정권이 되는 것이 오히려 국민과 국가를 위해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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