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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2014] 홍명보의 거취 문제, 인사(人事)만 남아선 안 된다

  • 등록 2014-07-02 오후 3:24:28

    수정 2014-07-02 오후 3:55:44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45)의 거취를 놓고 말들이 많다. 물러나야 한다, 유임해야 한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의 거취 자체보다 ‘캐스팅보트(casting vote)’ 권한을 누가 행사할지도 관심사다. 물론 홍명보 감독의 유임이냐, 경질이냐에 따라 한국 축구대표팀의 향후 성적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문제가 해결될 때 어떠한 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행사하게 되는 지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본다.

△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던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 사진= 뉴시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의 거취를 놓고 신중히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에 대한 거센 비난 여론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 고위관계자, 여론, 홍명보 감독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 한국 축구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을 돌려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축구협회가 독단적인 생각으로 홍명보 감독의 유임을 결정할 경우 여론을 무시했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반면 홍명보 감독을 경질 조치해도 지나치게 여론을 의식하고 휘둘린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홍명보 감독 본인의 생각이 이 문제의 중심에 설 경우 월드컵 부진의 장본인이 결정권을 쥐었다는 모순이 생길 수 있다.

어느 쪽이 결정권을 쥐고있든 비판의 화살은 쏘아지게 마련인 셈이다.

그렇다면 쟁점은 단순히 홍명보 감독의 거취 문제 자체보다는 한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흐르는 게 맞다.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샌안토니오의 한 지역 언론(kens5)은 ‘아시아 축구가 침체된 다섯 가지 이유(5 Reasons Why Asian Soccer is on the Decline)’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 축구의 근원적인 문제를 따졌다. 신문이 분석한 다섯 가지 요인 가운데 특히 ‘침체된 자국 축구리그’가 눈에 띈다.

한국 축구는 수십 년간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노출했다. 국민은 국가대표팀 A매치 경기에만 큰 관심을 보이고 K리그는 등한시했다. 2013년 K리그 클래식 평균 관중수는 7638명으로 16년 전인 1997년(6771명)과 비교해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다. K리그에 대한 기대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축구팬들도 K리그보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 빅리그 축구 경기를 더 많이 본다. 스타 부재, 미숙한 운영, 열악한 국내 축구저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홍명보 감독의 거취를 결정할 때 ‘인사(人事)만이 능사는 아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중의 시선은 홍명보 감독의 거취에 유독 많이 쏠려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의 발전이다.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부진의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한다고 한들 한국 축구가 장족의 발전을 이룬다는 보장은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성과처럼 그가 새로운 결과물을 가져올 수도 있는 일이다.

항상 문제가 터지면 ‘인사(人事)’만 있고 ‘해결’은 없었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같은 세계적인 명장이 대표팀을 맡아 단기적인 성과를 올리는 것도 좋지만,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생각해 봐야 할때다.

결국 홍명보 감독 거취 결정의 본질에는 한국 축구의 미래가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 축구협회든, 여론이든, 홍명보 감독 본인이든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이는 인사(人事)만 남는 공허한 결정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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