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배우 한효주가 출연한 영화 ‘감시자들’(왼쪽)과 ‘반창꼬’ 포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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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배우 한효주가 보인다.’
올해 초 200만 관객 돌파로 한국 영화 흥행 순항에 신호탄을 쏜 ‘반창꼬’. 그리고 현재 4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감시자들’. 두 영화의 중심엔 배우 한효주가 있다. 한효주는 지난 2월 ‘반창꼬’에서 배우 고수와, ‘감시자들’에서 배우 설경구 그리고 정우성과 호흡을 맞췄다. 두 영화 모두 남자 배우의 비중과 존재감이 묵직한 가운데 한효주는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 ‘감시자들’에서 한효주는 예쁘지 않다. 신입 여형사로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자 뜨거운 정의를 안고 사는 캐릭터로서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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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의 존재감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감시자들’의 흥행 청신호가 강해질 수록 ‘반창꼬’ 속 한효주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선 굵은 작품 속에서 남자 배우들에게 갔던 시선은 한효주로 이어지고 있다.
한효주는 빤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반창꼬’의 멜로 라인과 결말 속에서 이기적이었던 한 여의사가 남의 상처까지 보듬을 줄 아는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는 캐릭터로 신선한 감동을 줬다. 흔한 경찰 소재의 ‘감시자들’에서는 여형사로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숱한 캐릭터들과 달리 명석한 두뇌에 불타는 정의 의식까지 지닌 인물로서 관객의 뇌리에 박혔다.
여배우로서 아름다운 비주얼과 함께 연기력까지 폭 넓은 대중에게 인정 받는 일은 흔치 않다. ‘연기력 논란’이라는 꼬리표에 시달리는 것도 대부분 여배우의 몫이었다. 남자 배우에 비해 캐릭터 표현부터 대사 소화까지 더욱 섬세한 부분이 요구되는 여배우들은 사극, 멜로, 코미디, 스릴러 등 장르 하나가 연기의 또 다른 ‘시작’이자 ‘관문’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았다. ‘20대 여배우 실종’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 요즘 한효주는 연예계에서 가장 반가운 존재 중 하나일 터다.
사실 한효주는 ‘반창꼬’와 ‘감시자들’에 앞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여주인공이었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SBS·2009)과 ‘동이’(MBC·2010) 등으로 ‘시청률 신화’까지 쓴 작품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올해 새삼 한효주가 달리 보이게 된 건 왜 일까.
 | 한효주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전작의 이미지에서 선보인 단아하고 참한 스타일로 관객 앞에 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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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효주의 꾸미지 않은 매력에 관객들이 매료됐다는 공통된 답을 내놓고 있다. 단아하고 참한 스타일의 한효주는 작품이 ‘만든’ 모습이었다는 것. ‘반창꼬’에서 늘어난 티셔츠에 카고 팬츠를 입고, 질끈 머리카락을 묶었다가도 술에 취해 산발이 돼 버린 헤어스타일로 길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에서 한효주를 보다 친근한 배우로 인식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 속 한효주를 보며 ‘노출’이란 단어에 집중했던 남성 관객들이 해맑은 표정으로 소맥(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을 ‘제조’하는 한효주의 모습에 더 끌리게 된 셈이다.
 | ‘반창꼬’에서 한효주는 꾸민듯 꾸미지 않은 내추럴한 모습으로 여성 관객들의 ‘묘한 스타일링 궁금증’을 자극했다. 내가 먼저 사랑 고백하고 겁도 없이 술에 취하는 가식 없는 모습은 남성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매력 포인트가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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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관객들에게도 이러한 이미지 변신은 성공적이다. 한복을 입고 고운 자태를 뽐내던 ‘효주 언니’보다 꾸미지 않은 듯 꾸민 그의 스타일링에 시선이 더욱 간다는 것. “지금까지의 나와는 많이 다른 캐릭터였고 시크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던 한효주의 말이 어느 정도 통한 셈이다. 입을 기회가 많지 않은 한복에 평생 소장할 일이 없을 지도 모르는 옥반지, 금비녀 등 액세러리 보다는 단순해도 대중적인 검정 머리핀이나 면바지에 찢어진 청바지가 ‘워너비 한효주’를 만드는 비결이 됐다.
한 외주제작사 대표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여성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따라하고 싶다’는 마음을 자극하는 것이다”며 “한효주는 내추럴하면서도 감각적인 매치로 헤어, 메이크업, 패션 등 다방면에서 새삼스럽지 않은 스타일링을 유행 시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