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구축해달라고 그룹 관계사에 재차 주문하고 나섰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 금리 인상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 경영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만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최 회장 분석이 주문에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그룹과 관계사들의 경영상황을 점검하고 전체적인 투자·전략 로드맵을 마련한 직후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고자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SK그룹 회장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2030 부산 엑스포 민간위원회 위원장까지 ‘3개의 모자’를 쓴 최 회장이 국내·외에서 활발한 경영·민간 외교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 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열린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8월 ‘이천포럼’,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SK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연례회의로, 앞서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파이낸셜 스토리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확대경영회의에선 파이낸셜 스토리를 구성해달라고 언급했고, 지난해엔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의 개념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제대로 된 파이낸셜 스토리 수립을 위해 새로운 핵심성과지표(KPI), 투자·예산·조직 등 회사 내 자원 배분, 평가·보상, 이해관계자 소통 방안 등도 기업 가치 모델 분석 결과와 연계해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즉,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마련하라는 뜻이다.
그는 또 “제대로 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단계적으로 달성해 신뢰도를 높이게 되면 기업 가치도 극대화될 것이라는 우리 가설을 스스로 입증해 내자”고 관계사에 당부하기도 했다. SK그룹은 각 관계사가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지속 가능한 기업 가치 창출 시스템 개념을 그룹 경영철학이자 실천 방법론인 ‘SKMS’(SK Management System)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확대경영회의에 참여한 관계사 최고경영자(CEO), 외부 투자전문가, 학계 인사들과 함께 그룹의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과 신사업 모색 방법론 등을 고민하기도 했다. 또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선언 1년을 맞아 관련 추진 현황을 점검하면서 동시에 실행에 속도를 높이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보냈다.
|
최 회장은 확대경영회의 개최 이틀 뒤인 19일 오전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지원하고자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최 회장은 오는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한국의 2차 경쟁 프리젠테이션(PT)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총회를 전후해 BIE 사무총장과 각국 대사를 만나 교섭 활동에 나서는 동시에 주불 동포들이 참여하는 ‘부산 엑스포 결의대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부산 엑스포 개최를 통해 인류가 더 나은 미래를 열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