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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쪽의 희생이 해법?…'갈등 조장' 상가임대차법

6개월간 임대료 연체해도 계약연장
코로나19로 인한 임대료 인하요구권
개정 상가임대차보호법 10월중순께 시행
  • 등록 2020-09-27 오후 12:10:00

    수정 2020-09-27 오후 9:51:05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개정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르면 10월 중순부터 임차인은 코로나19와 같은 ‘1급 감염병’에 의한 경제사정 변동을 사유로 임대료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또 6개월동안 임대료를 연체하더라도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하지만 벌써부터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기존 ‘차임 증감청구권’이 사문화된 규정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인데, ‘1급 감염병’을 추가한들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이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감액청구권을 반드시 수용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임대인이 임차인의 요구를 거부하면 그만이다. 이 경우 임차인은 분쟁조정위원회나 소송을 거쳐 해결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이 쉬운 게 아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얼마나 매출이 감소했는지, 적정 임대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추가적인 논쟁이 불가피하다.

6개월간 임대료를 연체하더라도 계약해지나 갱신거절을 할 수 없도록 한 법 조항도 마찬가지다. 임대료에 대한 단순 유예일 뿐 감면이나 면제가 아니어서 종국에는 세입자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 당장 밀린 임대료는 보증금에서 차감된다. 일각에서는 차임 연체를 우려한 임대인들이 보증금을 올려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임대차3법 도입 이후 전셋값이 폭등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서민의 피해를 안타까워하고, 이들을 구제하려는 법 개정 취지는 백번이고 이해한다. 하지만 실질적인 임차인 구제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우리는 코로나19 이후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사상 초유의 상황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는 서로의 고통을 공감하고 분담할 수 있는 정서적 유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최근 ‘착한 임대인 운동’이 그러하다.

정부의 이번 정책이 아쉬운 부분도 이 대목이다. 과도한 재산권 침해나 생계형 임대인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나서서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제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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