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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따르면 TSMC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2021년 설비투자 규모를 300억달러(약 33조5310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올 1월 공개한 기존 투자계획 280억달러에서 석 달만에 20억달러(약 2조2340억원)를 늘린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웨이저쟈 TSMC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난은 업계 전반에 걸쳐 올해 계속될 것”이라며 투자계획을 상향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 등 첨단제품은 2022년, 자동차 등 일반제품은 2023년에나 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까지 나서 부족한 반도체를 확보하려고 TSMC에 생산을 늘려달라 요청한 것이 기회가 됐다. 특히 자동차 산업을 핵심 분야 중 하나인 미국과 일본, 독일 정부가 대만에 적극 협조를 구했다. 해외 정부가 특정 국가에 반도체를 증산해달라 호소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런 가운데 TSMC는 일본 최대 반도체 회사 르네사스를 위한 증산에 응하기로 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최근 화재 피해로 르네사스 공장이 멈추자 일본 경제산업성까지 나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달라 읍소한 데 따른 것이다. 르네사스는 지난 2012년부터 비용 절감을 노리고 TSMC에 반도체 일부를 위탁 생산하다 지난해 가을부터는 위탁물량을 자체 생산해왔다. TSMC는 납품기일을 앞당겨 일찍 출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5세대(5G) 스마트폰과 서버에 탑재하는 고성능 반도체 증산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일상화하며 PC나 게임기 등 가정용 수요가 늘면서 당분간 반도체 품귀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닛케이는 TSMC가 투자 계획을 상향 조정한 데 대해 “소재나 장비 제조사에도 호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