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리더십)①`실용과 현장중심의 불도저`

실용주의에 기초해 현장·속도·추진력 강조
일단 결정된 사안에 대해선 특유의 뚝심 발휘
자만과 독선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 등록 2008-02-25 오전 11:10:00

    수정 2008-02-25 오전 11:12:40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대한민국號가 이명박 대통령을 선장으로 5년간의 힘찬 항해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5일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경제를 최우선으로 살려 선진국가에 진입하겠다는 대통령의 포부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
 
취임 첫해를 `선진화 원년`으로 선포한 이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내각인선과 정부조직개편, 금융시장 불안 등의 난제에 맞서 보다 적극적인 국정운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책무를 안고 있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국정 전반에 뿌리를 내려, 효과적으로 시행돼야만 대한민국號가 목표를 향해 쾌속 운항할 수 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지방자치단체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치며 대통령이 보여준 리더십을 분석해보고 향후 과제들도 짚어본다.[편집자주]

이명박 대통령의 `국가경영 철학`에서 최우선 순위에 놓여있는 항목이 바로 `경험적 실용주의`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가 짊어지고 나아가야 할 시대를 `실용의 시대`로 정의했다. 그래서 대선 공약집에서부터  취임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이념과 지역의 벽을 넘어서서 실용의 시대로 가자"고 역설해왔다.
 
이 대통령의 업무스타일도 이같은 철학에 걸맞게 실용주의와 현장중심, 속도와 추진력 등으로 요약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두 달여간의 인수위 기간중 특유의 불도저 리더십을 집약적으로 보여줬다.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현장경험을 최우선하며 일단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흔들림없이 추진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다만 앞뒤 돌아보지 않는 추진력은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인상과 함께 자기맹신에 빠져 자만과 독단으로 흐를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함께 낳았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대로 경제살리기와 함께 선진한국의 과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5년간 보다 강력하면서도 통합적이고 균형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는 평가다.   

◇ "가봤어?"..살아있는 현장행정

이 대통령은 "가봤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믿는 이 대통령의 업무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는 소위 전봇대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달 18일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해 기업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간 방치된 목포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예로 들며 탁상행정식 업무처리를 강도높게 질타했다. 문제의 전봇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 후 곧바로 뽑혔다.  

서울시장 재임 당시 청계천 복원을 위해 상인들을 4000번 이상 만난 일화는 그의 업무스타일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현장방문을 즐기는 탓에 `길거리 결재`도 빈번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에도 `평상심 유지`를 위해 주말에는 청와대 밖에 머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 역시 현장과 보다 가까이 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특유의 뚝심과 저돌적인 추진력

영어 공교육 강화안과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과정은 이 대통령의 뚝심과 저돌적인 추진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일단 옳다고 판단한 사안에 대해서는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탓에 선택은 `따르거나 떠나거나` 둘 중에 하나밖에 없었다.

영어 공교육 강화안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이 대통령의 경험과 지론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영어 공교육 강화안 발표 이후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 길이 맞다"며 추진 주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정부조직개편 협상 역시 장관없이 새 정부가 출범할 수도 있다는 배수의 진을 치고 후퇴하지 않았다. 협상이 진통에 진통을 거듭하자 기존 직제에 따라 장관후보 명단을 발표하는 강수를 둔 후 곧바로 1박2일에 걸친 워크샵을 개최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청와대 수석 임명자들과의 워크숍에서 "부정적인 비판이 있다고 해서 주춤거리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며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할 경우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국민들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이유 역시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 때문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 자기맹신에 빠질 경우 독선의 함정에

이 대통령은 "공무원이 1시간 덜 자면 국민은 1시간 더 편히 잘 수 있다"는 지론을 가진 `워크홀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인수위는 출범 직후 `노홀리데이`를 선언하고 50여일간 강행군을 펼졌다. 공식적인 휴일은 구정을 포함해 이틀에 불과했다. 장관후보들과 청와대 수석들이 참석한 국정과제 워크숍도 이른 아침부터 자정 가까이 빡빡한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도 이른 아침시간에 회의를 소집하는 등 서울시의 관료조직을 아침형으로 바꿔놨다.

이 대통령의 불도저 리더십은 신속한 일처리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독단과 독선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인수위 활동기간중 설익은 정책을 발표해 혼선을 빚는 일이 빈번했고, 내각인선 과정에서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명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이 대통령의 업무스타일은 신속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단선적이고 독선적으로 흐를 수 있으며,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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