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약 17년간 운용업계에 몸담은 베테랑 펀드매니저였다.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본부장 등을 맡으며 약 1조7000억원의 고유자산을 운용하고 500여개 상품을 개발한 그다. 그가 `자문사 시대` 를 예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재기발랄한 운용..높은 수익률 비결"
안 대표는 "자문형 랩 상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운용사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겨 주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 이유를 살펴보면 좀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 대표는 자문사 운용의 특성을 한마디로 "재기발랄함"이라고 표현했다. 덩치가 작기 때문에 훨씬 민첩하고 적절한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펀드는 한 종목을 10% 이상 담기 힘들고 보통 70~80개 이상 종목을 편입하기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초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자문형 랩은 10여개 핵심 종목으로 선택과 집중을 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쏠림 투자`가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작년 국내 상장 기업들의 수익 중 5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달하고 삼성그룹 12개사는 25% 수준"이라며 경제 자체의 쏠림 현상을 먼저 거론했다.
특히 자산운용사의 펀드 상품에 견줘 상대적인 우월성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수수료와 투명성, 매니저의 일관성 등을 꼽았다.
안 대표는 "펀드는 성과에 따라 수수료가 다른 자문형 랩과 달리 수익률이 좋거나 나쁘거나 똑같은 수수료를 받아가며 운용 성과를 상시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불투명한 구조"라며 "또 운용을 책임지는 매니저들의 잦은 이직 등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금융 문화도 선진시장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재기발랄한 운용이 가능한 자문사 형태의 헤지펀드들이 판매사와 결합해 수익률 경쟁을 벌이는 형태로 가야한다"며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것은 사전적으로 방지돼야지 돈이 몰린다고 규제가 거론되는 것은 난센스"라고 덧붙였다.
◇ 가치+모멘텀 투자전략..2,3년 수익률 업계 1위
에이케이투자자문사는 지난 1999년 설립됐으며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외국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끌어오는 한국투자 전용 헤지펀드로 출발했다.
올해 초 기준 펀드평가사 제로인 집계 결과 2년 수익률 26.25%, 3년 수익률 79.86%를 기록해 국내 투자자문사 가운데 1위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의 2, 3년 평균수익률은 -2.2%, 38.82% 였다.
투자전략은 가치 투자와 모멘텀 투자를 병행한다. 향후 2~3년간 고성장이 가능한 산업과 질적인 트렌드 변화 과정에 있는 기업을 찾아 선택과 집중을 하는 전략이다. 성공 사례로는 기아차와 하이닉스, 서울반도체를 등을 꼽았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 2009년 2월 8950원에 편입해 세배 넘는 수익률을 거뒀다.
안 대표는 "이들 기업이 모두 적자를 기록중이었지만 산업 사이클의 변화와 기업의 본질 가치 등을 분석한 뒤 1~2년 후에 가장 빠르게 성장할 기업으로 지목해 편입을 결정했다"며 "모두 시장 대비 2~3배의 초과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우수한 성과가 전해져 작년부터 기관들의 자문 요청이 늘었고 증권사와 랩 상품 계약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급하게 운용 규모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전체 수탁고 5000억원, 자문형 랩은 700억원 정도가 되면 더 늘리지 않고 다시 해외 자금 유치에 힘쓸 생각"이라며 "개인적인 꿈은 고객이 단 1명이 남더라도 소탈하게 운용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문 에이케이(AK)투자자문 대표이사 약력
▲연세대 대학원 경영대학원 졸업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본부장(CIO)
▲선에셋투자자문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