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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1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와 치른 메이저리그 원정경기에서 2-3으로 뒤진 5회초 동점 좌월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9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한 김하성은 선두타자로 나선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투수 조던 라일스의 127㎞짜리 커브를 받아쳐 좌측 외야 폴 상단을 그대로 맞혔다. 김하성은 타석에서 타구를 지켜본 뒤 심판의 홈런 사인이 나오자 그제야 베이스를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8경기, 19타수 만에 나온 첫 홈런이었다. 아울러 시즌 2번째 타점도 기록했다. 공식 기록에 따르면 김하성이 친 홈런 비거리는 118.2m, 타구 속도는 시속 164.9㎞로 각각 측정됐다.
김하성의 첫 홈런이 나오자 에릭 호스머, 매니 마차도 등 샌디에이고 간판타자들은 마치 자기 일처럼 펄쩍 뛰면서 기뻐했다. 하지만 막상 김하성이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일제히 ‘침묵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미 눈치를 챈 김하성도 아무렇지 않게 더그아웃을 지나갔고 동료들은 뒤늦게 본심을 드러내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샌디에이고는 5회말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에게 솔로홈런을 내줘 3-4로 다시 끌려갔지만 7회초 역전에 성공했다. 김하성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을 얻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다음타자 트렌트 그리셤의 우월 투런홈런이 터지면서 샌디에이고는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계속된 1사 1루 기회에서 매니 마차도가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고 샌디에이고는 6-4로 점수차를 벌렸다.
김하성은 8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맞이한 네 번째 타석에서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쳤다. 하지만 텍사스 1루수 네이트 로가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다시 1루를 밟았다. 3루 주자는 그 사이 홈으로 들어왔다. 샌디에이고는 7-4로 승리해 시즌 성적 6승 3패를 기록했다.
이날 4타석 2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한 김하성은 시즌 타율을 .200(20타수 4안타)로 끌어올렸다. 김하성은 5회말 수비에선 데이비드 달의 땅볼 타구를 잡으려다 놓쳐 빅리그 두 번째 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투수 라이언 웨더스가 견제구로 1루 주자 달을 잡아내 김하성의 부담을 덜어줬다.
김하성은 경기 후 현지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치는 순간 파울이 될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쯤 날아갔을 땐 페어가 되겠다고 봤다”며 “오늘 홈런을 쳐서 당연히 기분 좋지만,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게임이 중요하다. 아직은 타석에 계속 나가면서 투수들에게 적응해 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주전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왼쪽 어깨 탈구 부상으로 유격수 선발 기회를 잡고 있는 김하성은 “경기에 자주 나서면서 스트라이크 존 적응과 실전 감각 키우기에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의 부상이 내게 기회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타티스 주니어는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이며 빨리 회복해서 돌아오길 빈다”며 “그가 오기 전까지 나는 팀이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