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치료제로 코로나 환자 퇴원했지만…파미셀 “임상 계획 없다”

25일 첫 번째 환자 이어 26일 세 번째도 완치
지난달 단 1회 투여로 호전…한 달 만에 퇴원
렘데시비어에 ‘셀그램-AKI’ 치료제 개발 접어
렘데시비어發 반전…“뉴클레오시드 수주↑” 호재
  • 등록 2020-05-31 오후 12:35:39

    수정 2020-05-31 오후 12:39:51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파미셀(005690)이 개발한 동종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셀그램-AKI(Cellgram-AKI)’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세 명에게 투여돼 두 명이 완치·퇴원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써 ‘셀그램-AKI’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일부 확인한 측면이 있으나, 증상 회복 사례가 단 2건에 불과해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임상 데이터가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에볼라 신약 후보물질인 ‘렘데시비어’(Remdesivir)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특례 수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렘데시비어 주원료인 ‘뉴클레오시드(Nucleoside)’를 생산하는 파미셀에 있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파미셀은 글로벌 진단용 및 의약용 뉴클레오시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임상사례 단 2건…치료효과 입증 ‘역부족’

3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파미셀은 코로나19 긴급 치료를 위해 ‘셀그램-AKI’에 대한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식약처로부터 받았다. 치료목적 사용 승인이란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을 앓고 있는 중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하고자 의약품이 품목 허가를 획득하기 전 치료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후 파미셀은 총 3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에 대해 셀그램-AKI를 정맥 투여했다.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셀그램-AKI를 투약한 환자 2명 가운데 1명이 회복돼 지난 25일 퇴원했고 1명은 사망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에선 또 다른 1명이 완치되며 그 다음날인 26일 퇴원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환자는 1회 투여만으로 증세가 호전됐다. 그러나 두 번째 환자는 급속도로 폐렴이 악화한 상황에서 치료제를 처방한 경우로 끝내 회복되지 못한 채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사망률은 세 명 중 한 명이 숨져 단순 계산으론 33.3%에 달한다.

셀그램-AKI 투여환자 세 명은 모두 치료제 투입 직전까지 ‘급성 호흡곤란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ARDS)’ 상태로 저산소증이 지속돼 기관 삽관과 기계적 환기를 단행했을 만큼 매우 위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가골수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하티 셀그램-AMI’ 14㎖. (사진=파미셀)


파미셀 관계자는 “첫 번째·세 번째 환자는 지난달 27일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2회 연속 ‘음성’ 반응을 보였지만 기저질환 때문에 퇴원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첫 번째 환자는 이달 25일, 세 번째 환자도 26일 각각 퇴원했다”고 확인했다.

완치 환자들이 입원한지 한 달 만에 퇴원한 셈이다. 질병관리본부에 의하면 코로나19 입원 환자의 격리 기간은 평균 23~24일이다. 셀그램-AKI가 코로나19 치료에 대략 효과를 봤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특히 투약 대상이 3명으로 참여자가 적어 임상 데이터가 매우 부족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셀그램-AKI 케이스 두 건으로 코로나19 치료 효능·효과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단계조차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파미셀은 충분한 임상 데이터 확보와 관련, “셀그램-AKI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중증 외상으로 인한 ARDS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에볼라 항바이러스 치료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어’(Remdesivir). (사진=연합뉴스)


넉 달 만에 작년 뉴클레오시드 총매출 돌파

파미셀이 그동안 김현수 대표 주도로 심혈을 기울여온 셀그램-AKI 치료제 개발 의지를 선회한 배경에는 렘데시비어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 세계 중증 코로나19 환자 1000여명 상대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실시한 위약 대조군 임상 시험에서는 렘데시비어가 코로나19 환자 회복 기간을 15일에서 11일로 31%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 또한 렘데시비어 투약군이 약 7%로 위약군 12% 보다 5%포인트 낮았다.

중앙임상위원회는 지난 28일 코로나19 폐렴 치료에 안전성과 유효성이 있다고 평가하며 대체할 항바이러스제가 없는 현실에서 의학적으로 렘데시비어 전격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장은 “(렘데시비어는) 가장 엄격한 시험을 통과한 최초의 코로나19 표준 치료제로 인정받게 된다”며 “앞으로 개발되는 치료제는 렘데시비어와 견줘 최소한 못하지 않다는 걸 임상 시험에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美) 식품의약국(FDA)은 이달 초 렘데시비어를 산소 치료가 필요한 중증 이상의 코로나19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 승인했다.

자가골수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하티 셀그램-AMI’ 10㎖. (사진=파미셀)


렘데시비어로 인해 ‘셀그램-AKI’를 약물 재창출하겠다는 뜻을 접지만, 렘데시비어발(發) 실적 개선이 파미셀 반전을 이끌 전망이다. 파미셀은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3% 늘어난 9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9억원을 시현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뉴클레오시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급증, 32억원을 달성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파미셀 측은 “뉴클레오시드는 지난 3월부터 본격 출하한 까닭에 해당 매출은 2분기에도 증가 추세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올해는 바이러스 진단키트·감염병 진단시약 및 유전자 치료제 신약에 관한 주원료로 쓰이는 뉴클레오시드 수주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증대와 RNA(리보핵산)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 시장 성장으로 가파르게 확장, 수주량 기준으로 이미 작년 뉴클레오시드의 총 매출 71억원을 넘어선 78억의 매출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파미셀은 다음 달에만 3건에 이르는 주요 파이프라인 상업화 임상을 추진한다. 셀그램-LC 임상 3상을 신청해 승인 대기 중이며, 셀그램-ED는 임상 2상을 신청해 승인 대기 중이다. 셀그램-DC(전립선암·난소암)의 경우에는 임상 1상을 신청하고 승인을 대기하고 있다.

한편 파미셀은 코로나19 장기적 대처 차원에서 셀그램-AKI 사용이 계속 가능하도록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파미셀은 담당의사 요청 즉시 병원 기관 윤리위원회(IRB)에 승인이 필요한 서류를 발송·지원해 신속하게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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