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킹 6개' 고희진 "파이팅 하나만은 내가 최고!"

  • 등록 2011-04-07 오후 9:52:37

    수정 2011-04-07 오후 9:52:37

[대전=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파이팅 하나만은 한국에서 내가 최고다"

'파이팅맨' 고희진(31.삼성화재)이 철벽 블로킹으로 삼성화재의 챔피언 결정전 3연승을 견인했다.

고희진은 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프로배구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블로킹을 무려 6개나 잡아내면서 10득점을 올려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주공격수 가빈이 무려 43점을 올리면서 공격을 이끌었지만 공헌도 면에선 고희진도 가빈에 못지 않았다. 특히 고희진은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내면서 대한항공의 추격 의지를 끊었다.

고희진은 블로킹을 성공시킬 때마다 코트를 방방 뛰는 과격한(?) 세리머니를 펼쳐 동료 선수들의 사기를 함께 올렸다. 팀의 고참인 고희진이 오버에 가까운 파이팅을 보일 때마다 후배 선수들의 기도 함께 살아났다.

경기 외적으로도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자신감을 불어넣으면서 삼성화재가 객관적 전력 이상의 경기력을 보이는데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다. 후배 신으뜸은 1차전에서 수훈선수가 된 뒤 "희진이 형이 자신감을 올리기 위해 '나는 할 수 있다'라고 깜지를 쓰게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희진은 "나도 준PO 들어가기 전부터 '난 할 수 있다', '난 큰 경기에서 강하다'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내가 선배축인데 어설픈 플레이를 하면 부끄럽다. 파이팅 하나만은 내가 한국에서 최고라고 자부한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줘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희진은 정규시즌에서 팀이 위기에 몰렸을때 스스로 주장직을 맡아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당시 심정에 대해 고희진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주장을 내가 한번 해보겠다고 먼저 얘기했다. 주장을 맡아 미친듯이 밀어달라고 감독님께 부탁했다. 그때는 선수로서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다행히 내가 운좋게 선수들이 잘해줘서 여기까지 왔다"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예상을 깨고 3연승을 거둔 상황에서 고희진은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고희진은 "상대팀에 대해선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 배구만 생각할 뿐이다. 상대는 우리를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상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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