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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내 에스파냐 광장 주변에는 자그마한 규모의 전시관 ‘피라 몬주익’이 있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글로벌 기업들이 부스를 꾸린 ‘피라 그란 비아’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라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스타트업 활성화 프로그램 ‘4YFN(4 Years From Now)’이 치러지고 있는 엄연한 MWC 전시장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세계 각국 스타트업들이 ‘내일의 페이스북’을 꿈꾸며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장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삼성전자(005930)의 사내 스타트업 프로젝트 ‘C(크리에이티브) 랩’ 소속으로 MWC에 참가한 ‘릴루미노’, ‘모니터리스’, ‘빌드어스’, ‘트래블러’ 팀들이다.
이중 릴루미노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저시력자 시각장애인이 사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릴루미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국내에서 화제가 됐던 팀. 릴루미노(Relumino)는 라틴어로 ‘빛을 되돌려준다’는 의미다.
‘착한 스마트 기술’로 공개 후 국내에서 호평받은 릴루미노는 MWC 전시 중에서도 관람객들 사이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다.
그 상태에서 삼성 ‘기어VR’을 쓰니 거짓말처럼 그림과 글자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였다. 기어VR에 장착한 갤럭시 스마트폰이 피사체를 포착하고 VR 신호 처리 과정을 통해 인식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시력이 ‘마이너스’인 기자가 나안(裸眼)으로 기어VR을 착용해도 안경 못지 않게 글자와 그림이 선명하게 보이는 마술같은 일이 일어났다.
조 씨는 “시각장애인의 주된 여가 활동이 TV 시청이라는 조사결과를 접하고 흥미가 생겨 알아봤다는데 아예 안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흥미로웠다”며 “당시 회사가 막 사업을 시작한 VR과 연결해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다소 큰 VR 헤드셋에서 나아가 실제 안경처럼 착용해 시각장애인이 보고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실제 사업화가 원활히 돼 시각장애인들이 재미있는 것을 많이 보고 즐길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