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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채의 상속과 세금]'가정의 달' 분쟁 없는 상속을 바라며

  • 등록 2020-05-02 오후 2:59:24

    수정 2020-05-02 오후 2:59:24

[김·탁·채의 상속과 세금]은 법무법인 태승 e상속연구센터 김예니 변호사, 김(탁)민정 변호사, 채애리 변호사가 연재하는 상속 관련 소송부터 세금, 등기까지 상속 문제 전반에 관한 칼럼으로, 상속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기 쉽게 그려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법무법인 태승 김예니 변호사] 오늘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가족 간 분쟁 없이 상속을 마무리 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평생 법원 문턱에 가지 않은 사람들도 예기치 않은 상속 분쟁으로 인해 법원을 드나드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가족 간 협의로 상속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법원까지 분쟁을 가져가면, 안타깝게도 재판이 끝난 뒤에 서로 앙금을 털어내고 잘 지낼 수 있는 가능성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뜻을 기린다면 결국 재판을 하지 않고 서로 잘 상의해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그리고 가족의 애정과 형제·자매간 우애는 돈을 주고 살 수 없다는 것도 명백하다. 만약 재산 문제로 인해 가족들과 멀어질 경우,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잃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 또한 명백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족 간에 재산 싸움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물론 물욕을 모두 버리고 ‘네가 다 가져라’라고 마음을 먹으면 간단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처님이나 예수님이 아닌 보통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부모의 입장에서 상속 분쟁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전에 자녀들에게 공평하게 재산을 분배해 추후 상속 분쟁이 없도록 정리를 마치는 것이다. 생전에 재산을 남기지 않고 다 써버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나, 생전 특정 자녀에게만 증여한 것이 있다면 사후에 자녀들 간에 유류분 반환 청구 등의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자.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지만, 부모도 사람인지라 더 아픈 손가락이나 더 예쁜 손가락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어느 하나에게만 더 준다거나 어느 하나에게 덜 준다면, 내가 세상을 떠난 뒤에 자녀들이 평생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고 절연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재산을 덜 받거나 거의 받지 못한 자녀의 경우, 재산의 분배가 돈으로 표현되는 부모의 애정이라고 여길 수 있어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또 이 상처가 다른 형제들에 대한 평생의 미움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경우, 가장 좋은 것은 부모의 재산이 곧 나의 재산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부모님 생전에 부모님께 더 잘 했기 때문에, 다른 형제자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모든 재산이 내 것이라는 생각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이란 자신의 행동은 더 너그럽거나 후하게 평가하기 쉽기 때문에, 내가 잘한 것을 사실보다 훨씬 더 잘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점을 명심하자. 반면, 다른 사람의 공은 박하게 평가하기 쉽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나 자신과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각자 처해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너희는 왜 나만큼 하지 못했냐는 비난이나 원망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도 나름 최선을 다 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른 형제자매의 행동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보도록 노력해 그들이 잘한 것이 있다면 이를 그대로 인정해 주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재산 분쟁으로 드러나는 가족 간의 갈등은 대부분 그 뿌리가 깊다. 평생 동안 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서운한 감정이 있는 사람은 법원을 통한 상속 절차에서야 말로 이 한을 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의뢰인으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간 인생이 너무 힘들었고 외로웠을 것이라는 생각에 함께 마음이 아파온다.

그렇지만 법원에 가도 그런 억울함이 모두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상속사건을 하다보면 내가 얼마나 어릴 때부터 차별을 받고 살았는지, 그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에 대해서 법원에 모두 이야기하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더 받아야 한다고 이야기해주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상속사건의 경우에는 법원에서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공평할 것인지를 고민, 이를 결정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법원으로서는 평생에 걸친 가족사를 속속들이 알 방도가 없고, 서로의 주장만으로 이를 다 인정할 수도 없다.

결국 법원의 도움을 받더라도 증거를 제시할 수 없는 가족 내 사정은 판결에 반영되기 어렵다. 때문에 서러움이 다 풀리지 않는 경우가 생기고, 법원의 결정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마음의 병을 더 얻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법원의 문을 두드릴 때에도 법원이 내 서러운 마음이나 억울함까지 모두 풀어줄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내 권리를 행사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는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상속을 분쟁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결국 가족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모든 자녀에게 공평하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자녀는 부모에게서 무엇인가를 상속을 받을 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다른 형제자매들 역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명심하면 좋겠다. 상속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고, 자녀가 있다면 내가 가족들과의 사이에 욕심 부리는 모습을 보고 내 자녀들도 똑같이 배울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속 변호사들이 상속 분쟁이 너무 없다고 걱정하는 세상이 오기를 희망하며,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독자들과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라고 각 가정에 사랑이 가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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