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증시 떠받친 ‘저가 매수’ 사라져
20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9% 하락한 3만4715.3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0% 빠진 4482.7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0% 하락한 1만4154.02를 기록했다. 전날 나스닥 지수는 전고점인 지난해 11월 19일(1만6057.44) 대비 10% 이상 빠지면서 기술적 조정장에 진입했는데, 이날 낙폭을 더 키웠다.
다우 지수와 S&P 지수는 올해 들어 4.47%, 5.95% 각각 내렸다. 나스닥 지수는 9.53% 급락했다. 올해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상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1분기 조정장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진단에 이견이 없어지는 분위기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7.30% 오른 25.59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48.61% 폭등했다. 20선을 계속 웃돌며 투자 심리가 악화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그러나 전날과 비슷하게 장 막판 폭락하며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했다. 오는 25~26일 연준의 올해 첫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긴장감이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상치 못한 가파른 긴축 카드를 연준이 꺼낼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오는 3월 0.5%포인트 인상설이 대표적이다. ‘비둘기파’였던 제롬 파월 의장의 ‘매파’ 변신은 기정사실화 돼 있고, 더 나아가 행동까지 수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초강세장의 주요 축 가운데 하나였던 저가 매수마저 사라졌다. 한때 안전자산 격상론까지 나왔던 ‘대장주’ 애플 역시 투매에서 자유롭지 않다. 애플 주가는 이날 1.03% 빠졌다. 올해 들어 7.35% 떨어졌다.
이날 애플 외에 마이크로소프트(-0.57%), 아마존(-2.96%), 알파벳(구글 모회사·-1.58%), 메타(구 페이스북·-0.95%) 등의 주가는 줄줄이 내렸다.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경우 3.66% 급락했다.
|
올해 첫 FOMC에 증시 향방 달렸다
그 연장선상에서 기술주 투자 비중이 높은 미국 개미들의 투심이 갑자기 얼어붙은 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주간 투자자심리지수 설문조사를 보면, 지난 12~19일 추후 6개월 강세장을 점치는 투자자(Bullish)는 전체의 21.0%로 전주(24.9%) 대비 3.9%포인트 재차 하락했다. 연말 당시 37.7%였는데, 새해 들어 32.8%→24.9%→21.0%로 추락했다. 강세장 전망의 장기 평균은 38.0%다. 그 대신 약세장을 예상하는 투자자(Bearish)는 전체의 46.7%로 폭등했다. 연말 30.5%와 비교해 16.2%포인트 치솟았다. 약세장 전망의 장기 평균은 30.5%다.
미국 증시의 부진은 유럽 등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미국장보다 먼저 마감하는 유럽 주요국 증시는 장중 미국의 반등 영향을 받고 소폭 올랐다. 실제 투심이 부진한 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30%,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0.65% 각각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은 0.73% 뛰었다.
월가의 한 채권 어드바이저는 “10년물 국채금리가 1.9%로 갑자기 오른 게 연준 긴축에 대한 시장의 극심한 공포를 반영한 것”이라며 “시장의 판단이 맞는지 틀린지 1월 FOMC에 달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