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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도 원활치 않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세종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8.1로 전국 시·도 중 대구(94.5) 다음으로 낮았다. 매매 수급지수는 시장 수급 상황을 수치화한 것으로 낮으면 낮을수록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위축은 실거래가에서도 드러난다. 세종 도담동 도램마을 11단지에선 지난달 전용면적 84㎡형이 5억5000만원에 팔렸다. 연초 같은 면적이 8억7700만원에도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3억원 넘게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말 6억1000만원에 거래됐던 세종 소담동 새샘마을 5단지 전용 59㎡형도 이달 들어선 호가가 5억1000만원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입주 물량도 세종 아파트값을 압박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부동산 지인에 따르면 올해 세종에선 9168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 지난해(5987가구)보다 1.5배 늘어난 양이다. 일반적으로 새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주변 집값을 일시적으로 끌어내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거시적인 시장 여건상 세종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반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함 랩장은 “최근 조정 폭이 줄어들고 있고 대선 때 균형발전 이슈가 나오면 또다시 수혜를 볼 수 있다”면서도 “현재 부동산 시장 전반에 활력이 떨어진 상태이고 내년부터는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다든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것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이후 풀리는 주택 공급량도 변수다. 앞으로 3년간 세종에선 5659가구가 추가로 신규 입주한다. 여기에 국토부는 지난 4월 세종에 1만3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소담동 S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물량이 꾸준히 풀릴 것이란 생각이 많은 것 같다”면서 “값을 크게 낮춘 급급매가 아니면 웬만해선 물건이 잘 나가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