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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당구 PBA에서 활약 중인 강민구(39·블루원리조트)의 별명은 ‘미스터 준우승’이다. 2019년 프로당구 PBA가 출범한 이래 개인전 대회에서 준우승만 4번 차지했다.
필리포스 카스도코스타스(그리스)에게 결승에서 2번이나 덜미를 잡혔고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에게도 우승 문턱에서 패했다. 지난 시즌 팀리그 준우승(블루원리조트)까지 포함하면 프로당구에서 준우승만 5번이나 경험했다.
누구는 PBA서 결승에 그렇게 많이 올랐으니 성공한 것 아니냐라고 말한다. 실제 개인리그에서 결승에 4번이나 오른 선수는 최다 우승자(5번) 쿠드롱을 제외하고 강민구가 유일하다. 하지만 강민구의 마음은 다르다. 다 잡은 우승을 눈앞에 두고 놓치는 심경은 직접 경험한 사람밖에는 모른다.
강민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를 악물고 모든 걸 바꿨다. 일단 당구선수에게 목숨과 같은 큐를 교체했다. 최근 당구큐업체 ‘타스(TAS)’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20일 경주에서 열리는 2022~23 PBA투어 개막전부터 새 큐를 들고 경기에 나선다.
강민구는 “새 장비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큐를 들고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심지어 경기 스타일도 바꾸려고 애쓰는 중이다. 그전까지는 ‘충청도 스타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느릿느릿하게 치는 스타일이었다. 신중하게 치려고 그런 것이지만 제한시간이 짧은 프로 경기에서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았다.
강민구는 “그동안 준우승만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만약 우승한다면 경기장에 드러누워 펑펑 눈물을 흘릴 것 같다”며 “우승을 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좋은 일이고 너무 큰 감동일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PBA는 현재 ‘3쿠션 4대 천왕’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웰컴저축은행)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쿠드롱은 지난 시즌 4, 5, 6차 대회에 이어 왕중왕전인 PBA월드챔피언십까지 4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강민구는 쿠드롱 독주를 깰 일등 후보다. 결승전에선 쿠드롱에게 졌지만 토너먼트에선 쿠드롱을 이긴 적도 있다.
강민구는 “‘쿠드롱도 잘 못칠 때가 있는데 왜 이기지 못하냐’라고 하시는 분도 있다”며 “막상 만나게 되면 압박감을 느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중압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기회가 오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며 “이번 시즌에는 달라질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더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강민구는 “프로당구가 출범하고 팬들의 응원을 받는 경험을 하니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느낌처럼 너무 좋았다”며 “다시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더 잘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장 높은 타이틀을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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