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 'WC데뷔골' 이청용, 인상적인 진화

  • 등록 2010-06-17 오후 10:25:36

    수정 2010-06-17 오후 10:40:06

▲ 전반 종료 직전 만회골을 터뜨린 이청용. 사진=Gettyimage/멀티비츠
[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의 신세대 날개 미드필더 이청용(볼튼 원더러스)이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감독 디에고 마라도나)와의 맞대결에서 월드컵 본선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이청용은 17일 오후8시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소재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 경기서 0-2로 뒤져 있던 전반 종료 직전 재치 있는 만회골을 터뜨려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 중앙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가 재빨리 볼을 처리하지 않고 우물쭈물하는 틈을 타 볼을 가로챈 뒤 상대 위험지역 정면에서 재치 있는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네트를 갈랐다.

공이 상대에게 넘어간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질주한 이청용의 집념에 골 결정력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의미 있는 득점이었다.

이청용의 만회골로 점수 차를 한 점으로 좁힌 허정무호는 후반 들어 맹렬한 역습을 감행하며 승부를 뒤집기 위해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도 이청용은 빛났다. 후반13분 동료 공격수 염기훈(울산 현대)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절호의 찬스를 제공했지만, 회심의 슈팅이 골대 밖으로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후반에 두 골을 더 실점해 1-4로 스코어가 벌어졌지만, 후반에 선보인 우리 선수들의 역습은 세계 최강이자 우승후보로 자부해 온 아르헨티나의 간담을 서늘케하기에 충분했다.

이청용은 올해 22살(1988년생)로, 허정무호 멤버들 중 기성용(셀틱), 김보경(오이타 트리니타), 이승렬(FC서울/이상 1989년생) 등과 함께 가장 어린 축에 속한다. 하지만 뛰어난 경기 감각과 일취월장하는 기량을 앞세워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A매치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한국축구대표팀의 주전 날개 미드필더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여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서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데뷔 시즌에 볼튼의 공격 구심점으로 발돋움하며 또 한 번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아르헨티나전을 통해 또 한 번의 진화를 이뤄낸 이청용은 한국축구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하는 '젊은 영웅'이다. 월드컵 데뷔골을 기록하며 '차세대 대표팀 공격 구심점'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한 이청용의 고속 성장을 우리 축구팬들은 기분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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