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감성의 문 두드리는 '웰메이드 창작뮤지컬'

화제의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전미도·정문성 합류로 전석 매진
잘 짜인 스토리·디테일 설정 '눈길'
단출한 무대에도 눈과 귀 즐거워
  • 등록 2020-07-08 오전 8:52:55

    수정 2020-07-08 오전 8:52:55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내 문을 두드려줘서 고마웠어.” “문을 열어줘서 고마웠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 두 주인공 올리버와 클레어가 이별을 앞두고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극 중 로봇으로 딱딱한 말투의 두 캐릭터지만 이들의 대화는 묘하게 마음을 울린다. 로봇이 나누는 따뜻한 교감에 극장은 이내 감성으로 가득 차오른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사진=CJ ENM).


‘어쩌면 해피엔딩’은 올 여름 뮤지컬계 최고 인기작이다. 최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스타덤에 오른 전미도, 그리고 함께 드라마에 출연한 정문성이 합류하면서 뮤지컬 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객의 관심까지 쏠렸다. 7월 말까지 예매를 오픈한 회차는 대부분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8월 티켓 예매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웰메이드 창작뮤지컬로 일찌감치 소문이 난 작품이다. 전미도(클레어 역), 정문성(올리버 역), 성종완(제임스 역)이 참여한 2016년 초연은 관객 입소문을 타고 폐막 즈음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이듬해 앙코르 공연과 2017년 재연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대학로 인기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작품은 가까운 미래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낡았다는 이유로 버려진 ‘헬퍼봇’이 모여 사는 오래된 아파트를 무대로 한다. 내구성이 좋은 ‘헬퍼봇5’ 올리버, 그리고 내구성은 떨어지지만 실생활에 유용한 사회적 기술을 갖춘 ‘헬퍼봇6’ 클레어가 극을 이끈다. 주인 제임스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믿으며 아무에게나 문을 열어주지 않던 올리버의 문을 어느 날 클레어가 불쑥 두드리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사진=CJ ENM).


‘어쩌면 해피엔딩’의 장점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다. 기승전결 뚜렷한 스토리, 두 로봇의 차이를 극의 중요한 갈등으로 활용하는 디테일한 설정, 사랑에 대한 공감 가는 메시지가 공연을 충만하게 만든다. 작품을 만든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콤비는 데뷔작인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에 이어 ‘어쩌면 해피엔딩’에서도 뮤지컬도 서정적이고 감성적일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

소극장 뮤지컬답게 무대는 단출하다. 등장하는 배우는 올리버, 클레어, 제임스 및 멀티 역의 단 3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턴테이블과 화분 등 감성을 자극하는 아기자기한 소품, 영상을 활용한 무대 구성,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서정적인 음악이 더해져 눈과 귀를 즐겁게 만든다. 특히 극 중반 올리버와 클레어가 반딧불이를 찾아 떠나는 장면은 조명의 활용을 통해 서정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관객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약 1년 반 만에 돌아온 이번 공연에는 전미도, 정문성, 성종완 외에 강혜인, 한재아(이상 클레어 역), 전성우, 양희준(이상 올리버 역), 이선근(제임스 역) 등이 출연한다. 지난 2일 정문성과 함께 첫 공연을 마친 전미도는 “오랜만에 서는 무대라 긴장되고 떨렸지만 다행히 관객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셔서 무사히 잘 마쳤다”며 “마지막 공연까지 좋은 공연으로 관객 분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은 9월 13일까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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