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행 국제백신학회 위원장 “코로나19 백신 개발, ‘맨해튼 프로젝트’ 필요”

회사와 연구자들로 ‘백신 어벤져스 팀’ 만들어야
한국 백신 R&D와 생산능력 인정받는 수준
백신 확보, 한 발 늦었지만 협상 불리하지 않아
  • 등록 2020-12-27 오후 2:07:53

    수정 2020-12-27 오후 9:32:19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우리나라 정부가 백신 개발을 위해 지원하는 4개 회사 중 성공할 만한 회사를 집중적으로 밀어줘야 한다. 검증된 연구자를 모아 연구비를 투입해야 한다. 미국 원자폭탄 개발 때와 유사한 ‘맨해튼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이준행 국제백신학회 조직위원장.(사진=국제백신학회)
이준행 국제백신학회 조직위원장(전남대 의대 교수)은 2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상황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백신 개발에 투자할테니 지원하라고 하면 마지못해 하는 회사도 있고 연구비가 필요해 실력이 되지 않아도 나서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백신 전문가들과 회사들을 선별, 회사와 연구자들로 ‘어벤져스’ 팀을 만드는 것이 어떤가”라면서 “팀을 두세 개 정도 만들어 선의의 경쟁도 시키고 자원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백신 개발이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만큼 시급하다는 의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는 자국 대표 과학자들은 물론 나치를 피해 미국에 와 있던 유럽 과학자들, 동맹국 캐나다의 과학자들을 한 곳에 모아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부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백신 연구개발(R&D) 역량이나 생산능력이 다른 나라에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면서 “백신 산업계에서 한국은 무시할 수 없는 나라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 녹십자와 같은 회사들이 역량을 인정받아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백신 개발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 역시 자리를 지키며 한국의 위상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 확보가 한발 늦었다는 지적에 대해 이 교수는 “다른 나라들처럼 입도선매를 하는 등 백신에 미리 투자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방역당국의 실무진들이 소신을 가지고 결정을 하기에는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방역당국이 제안을 해도 다른 부처에서 예산을 내줘야 하는데 가능성만을 보고 공격적으로 큰 돈을 쓸 의향이 있었을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유행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2500만 회분을 확보했지만 상황이 안정돼 700만 회분의 백신이 남았다. 국회는 ‘수요 예측 실패로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제라도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면 앞으로 물량확보와 접종까지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이 교수 예상이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나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를 받고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한 백신은 안심하고 맞아도 되는 정도”라면서 “지금은 어떤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 관찰하는 단계를 넘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확보가 조금 늦긴 했지만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며 “국제 사회에서 한국 백신(R&D나 생산능력)위상이 인정받는 수준이기 때문에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면 빠른 시간 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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