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때면 생각나는 사케

쌀 깎아낸 정도따라 등급 분류
알코올 높을수록 기름진 안주 좋아
데워 먹을땐 6 ~ 8도가 적당
  • 등록 2008-10-31 오전 11:25:00

    수정 2008-10-31 오전 11:25:00

[경향닷컴 제공] 소설가 김훈은 사케 애주가로 알려져 있다. 언젠가 그를 만나 사케가 왜 좋으냐고 물었더니 뒤끝이 없고 깨끗하다고 했다. 사케를 자주 마신다고 했다. 사케 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 강남과 청담동, 홍대 입구 등에는 일본식 술집인 이자카야가 꽤 늘었다. 올 상반기 사케 수입액은 25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나 증가했다. 사케마니아들도 꽤 늘었다. 사케는 종류도 다양하고, 와인처럼 등급도 있다. 사케 소믈리에인 기키자케시(利き酒師) 김선희 롯데호텔 지배인(38)에게 사케에 대한 들어봤다.

▲ 사케 소믈리에인 기키자케시 김선희 롯데호텔 지배인이 사케종류를 설명하고 있다.
1. 사케(酒)는 어떤 술인가?


사케는 일본어로 술이라는 뜻이지만 대개 쌀로만 만든 청주를 뜻한다. 쌀과 누룩만으로 빚는다. 쌀도 사케 전용이 있다. 단백질이 많은 쌀을 사용한다. 발효과정만 28~30일 정도고 술이 완성돼 나오는 기간은 3~4개월 정도다. 알코올도수는 14~15도가 보편적이다. 자체 당분이 없어 알코올을 첨가하기도 하는데 맛이 달라진다.

2. 정종이 사케 아닌가?

정종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뒤를 이은 무사 다테 마사무네의 가문에서 나온 술이다. 이 가문에 자랑거리가 2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마사무네 칼이고, 하나는 쌀과 국화로 빚은 국화주였다. 손님들에게 이 국화주를 제공하곤 하였는데, 이 술맛이 너무 훌륭해 사람들이 국정종(菊正宗)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정종이란 말은 여기서 나왔다.

3. 사케에도 등급이 있는가?

쌀을 얼마나 정미하느냐에 따라 다이긴조(大吟釀), 긴조(吟釀), 혼조조(本釀造)로 나뉜다. 다이긴조는 와인으로 치면 그랑크뤼급으로 보면 된다. 정미율이 50%, 즉 껍데기 50%를 깎아 버린다는 뜻이다. 가장 높은 술이다. 긴조는 60%, 즉 40%를 깎아버린다는 뜻이고, 혼조조는 70%다. 30%는 버린다는 뜻이다. 여기에 쌀만 사용하느냐, 알코올을 넣느냐에 따라 준마이(純米)다이긴조, 준마이긴조, 준마이로 나뉜다. 알코올이 맛에 차이를 준다. 준마이는 색상이 더 노르스름하고 과일향이 난다. 사과나 멜론, 배, 바나나 견과류향이 나는 사케도 있다. 발포 준마이라고 해서 요즘 일본에서 유행하는 사케도 있다. 스파클링 와인의 사케판이라고 보면 된다.

4. 사케도 와인처럼 어떤 맛인지를 알 수 있는 정보가 있는가?

와인의 맛을 표현할 때 흔히 얼마나 드라이한가, 스위트한가로 말한다. 일본술은 이런 맛을 나타내는 것을 주도라고 한다. 주도는 +(가라구치 辛口)와 -(야마구치 甘口)로 표현한다. 가라구치는 와인으로 치면 드라이한 맛, 야마구치는 단맛을 뜻한다. 보통 +4, +5가 가장 대중적으로 마시는 사케다.

5. 쌀쌀해지면 따뜻한 사케가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다. 사케는 덥혀 마셔야 맛있을까?

사케는 대체로 차게 먹는다. 일반적으로 화이트와인 정도의 온도로 먹는다고 보면 된다. 6~8도 정도가 좋다. 취향에 따라 따뜻하게 먹는 사람도 있다. 따뜻하게 해서 마셔도 사람의 체온 정도의 온도가 적당하다. 덥힐 때도 주전자에 끓여서 내놓지는 않는다. 향이 다 날아간다. 중탕으로 내놓는다.

6. 사케에도 어울리는 음식이 있는가?

물론 사케에도 음식궁합이라는 것이 있다. 준마이는 주로 담백한 요리에 잘 어울린다. 생선회 같은 요리다. 알코올을 첨가한 술은 일본말로 하면 “앗싸리”한 맛이다. 이런 술은 튀김요리나 기름기가 많은 방어회 같은 생선회와 어울린다. 사케를 얼리면 알코올보다 물이 먼저 어는데 이렇게 물을 걸러내고 알코올도수를 높인 술을 돈기오츠(凍結酒)라고 한다. 돈기오츠는 25도 정도로 강한데 이런 술은 튀김요리에 맞다. 이밖에 발효과정에서 술통을 저어주는 과정을 야마하이라고 하는데 이런 과정을 없애면 술맛이 강하고 터프해진다. 이런 술도 양념이 진하거나 느끼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7. 주도가 있는가?

없다. 취향에 따라 마시면 된다.


사케, 이것만큼은 먹어보자

초보자가 사케를 고르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기키자케시 김선희 지배인이 추천한 사케다. 사케 가격은 롯데호텔 모모야마를 기준으로 했다. 호텔과 이자카야의 사케 값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1. 혼조조급

△오제키 가라탄바(大關 辛丹波): 효고현에서 생산된 사케다. 잡미가 없고 깨끗함을 느끼게 해준다. 드라이한 맛이며 땅의 냄새가 난다. 주도 +7. 2만원.

△아사히야마(朝日山): 니가타에서 생산된다. 니가타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사케 명산지다. 니가타는 물과 흙이 좋기 때문에 좋은 술을 만들 수 있다. 니가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케 중 하나다. 뒷맛이 오래가는 사케다. 5만원.

2. 긴조급

△조젠 미즈노 고토시 긴조(上善如水 吟讓): 눈이 녹아내린 물처럼 깨끗하다. 고급스러운 향을 갖고 있다. 생선회와 잘 어울린다. 사케를 처음 마시는 사람에게 적당. 주도는 +7. 9만원.

△우라가스미 젠(浦霞 禪): 멜론향 또는 사과향 같기도 한 은은한 향이 난다. 기품있고 부드럽다. 미야기현에서 나온다. 주도 +1. 17만원.

3. 다이긴조급

△하카이산 다이긴조(八海山 大吟釀): 야마다니시키란 쌀을 45%까지 정미했다. 맛과 향이 뛰어난 사케로 소량 생산으로 인해 가치가 높다. 주도 +4. 28만원.

△온나나카세(おんな泣かせ): 여자를 울게 만든다는 뜻이다. 사랑을 알기 시작한 여성의 풋풋함이 연상되는 사케다. 깔끔하고 기분좋은 준마이의 향과 더불어 목넘김도 좋다. 주도 +4. 1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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