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공공의 적은 '우리은행'...우리은행은 여유만만

  • 등록 2015-10-19 오후 1:59:08

    수정 2015-10-19 오후 2:05:22

여자프로농구 6개팀 감독이 19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승트로피에 손을 모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WKBL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역시 올해도 ‘공공의 적’은 춘천 우리은행이었다.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우리은행에 대한 각 팀의 집중 포화가 쏟아졌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여전히 여유가 넘쳤다.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가 오는 31일 구리 KDB생명과 부천 KEB하나외환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장기레이스에 돌입한다.

올해 정규리그는 2016년 3월6일까지 팀당 35경기를 치른다. 6개 팀 가운데 상위 3개 팀이 나서는 플레이오프는 3월10일부터 시작된다. 챔피언결정전이 최종 5차전까지 갈 경우 시즌은 2016년 3월23일에 막을 내리게 된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19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선 각 팀 감독과 주요선수들이 참가해 올시즌을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5개 팀은 이구동성으로 ‘타도 우리은행’을 외쳤다.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구리 KDB생명의 김영주 감독은 “만일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면 신한은행과 맞붙고 싶다. 우리은행은 3년간 했으니까 이제 내려올 때가 됐다”고 독설을 날렸다.

박종천 부천 KEB하나은행 감독도 우리은행의 노장들을 ‘할머니’로 비유하며 “할머니들은 이제 갈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3년 연속 우승을 했다는 것은 수명이 다 된 것이다. 특히 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을 끌어내렸을 때 더 극적인 장면이 될 것이다”고 큰소리쳤다.

정인교 인천 신한은행 감독 또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팀을 잘 이끌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 동등한 조건에서 우리은행을 끌어내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며 우리은행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정작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느긋했다. 정상에서 내려보는 여유가 느껴졌다. 위성우 감독은 “올해 그 어느 해보다 감독님들 분위기가 살벌해 이번 시즌은 정말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도 있지만 박수를 더 받고 싶다. 아직 떠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좀 더 욕심을 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한 팀이 우승을 너무 많이 하면 재미가 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팀들의 장점이 많지만 우리도 잘 준비해서 우리만의 강점을 추스르겠다”며 우승을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선수들의 입담도 돋보였다. KEB 하나은행 소속의 국가대표 포워드 김정은은 “우리팀은 젊고 예쁜 팀”이라며 “미모 만큼이나 많은 연습을 했다”고 자랑했다. ‘미녀가드’로 남성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신지현을 은근히 내세운 농담이었다.

이에 우리은행 양지희는 “우리는 젊고 예쁜 선수도 없다. 내세울 것은 농구밖에 없다”고 너스레를 떨며 맞받아쳤다. 이어 “지옥훈련 때문에 위성우 감독에게 당한 게 많다. 그래서 항상 우승하면 세리머니에서 영혼을 담아 밟는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신선우 WKBL 총재는 “한국 여자농구는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를 차지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 출전권을 획득했다”며 “이번 시즌부터 휴일 경기 시간을 오후 2시로 변경해 더 많은 팬이 여자농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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