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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낮추는 3대 악재…"환율 1200원 뚫고 더 올라갈 수도"

원자재 가격 상승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 커져
달러화 더 오를 수 있단 예상에 환율 '오버슈팅' 국면
이르면 4분기 내 1200원 찍고 내년까지 상승 가능성도
  • 등록 2021-10-11 오후 3:31:10

    수정 2021-10-11 오후 3:47:16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 중국발(發) 금융시장 리스크, 견조한 수출 흐름에도 불구하고 줄어드는 상품수지 흑자규모…. 각종 악재가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르면 4분기 안에 1200원선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월 이후 종가 기준 환율 동향. (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이 같은 분위기는 대부분 1100원 후반대를 고점으로 보면서 1200원대는 어렵다고 전망한 지난 8월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다만, 연말 이후인 내년 초 흐름에 대해서는 부정적 이슈가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를 벗어나기 어렵단 예측과 갈수록 안정될 것이란 예상이 엇갈렸다.

1190원대 중반 돌파…14개월래 최고 원·달러 환율

11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연고점 전망치를 1200원까지는 열어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고 있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일 뿐 달러를 파는 실개입에 섣불리 나서기 어렵단 점도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롱)심리를 부추기고 있단 판단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 9월~10월 환율 전망 월보에서 연고점을 1200원으로 수정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기준 전 거래일 종가(1190.40원) 대비 4.20원 오른 1194.60원에 마감하면서 장중 고가, 종가 기준 모두 1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200원까지 6원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8일 환율은 전일대비 0.4원 내린 1190.00원에 출발했지만 곧이어 상승 전환한 뒤 장중 한 때 119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고점 기준, 종가 기준 모두 지난해 8월 4일(1195.00원)과 7월 28일(1196.90원) 이후 약 1년 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연고점도 갈아치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억원 기재부 1차관이 직전 이틀 동안 “금융,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한 조치에 나서겠다”고 언급했지만, 이런 발언에도 환율은 하루 만에 재차 상승했다.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최근 고조되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다. 9월 미국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19만4000명에 그쳐 예상치(50만명)를 하회했지만 미 연준이 11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인플레이션 이슈가 이어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1.6%대를 기록했고 달러인덱스가 94선에서 다시 오르면서 상승 전환한 것이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는 분위기다. 국제유가도 80달러대 안팎에서 등락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2014년 이후 최고치를, 브렌트유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화력발전의 원료를 석탄이나 원유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도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올해 들어서만 130% 가까이 오르는 모습도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환율 급등은 원자재 상승으로 비롯된 인플레 우려로 미국 10년물 금리가 1.6%에 육박했고, 30년물도 2.16%로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서 강(强)달러 압력이 꾸준히 존재하면서 원·달러 환율도 오버슈팅하고 있어 환율 상단은 12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적극적이지 않다면) 단기적으로는 1200원선 위로 더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 뿐만 아니라 원자재 수입국인 우리나라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달러 수입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고, 국내 달러화 수급이 줄어들면서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기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수입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웃돌면서,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56억4000만달러로 전년동월(70억800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이 14억5000만달러 축소됐다.

중국發 악재 불확실성…내년까지 환율 더 뛸 수도

중국 부동산 시장 기업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이슈에 직면하면서 줄도산이 현실화하면 중국 경제 전반으로 번질 부정적 리스크가 한국 수출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김승혁 연구원은 “헝다그룹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부동산업체 화양년홀딩스도 디폴트 이슈가 불거지면서 중국 내 리스크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도 국내 증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도 원·달러 연고점을 당초 8월 1160원~1170원대에서 지난 9월 말 1200원으로 상향 조정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더 치고 올라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백 연구원은 “중국 부동산 시장 리스크로 비롯된 중국 경제의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방역 지침을 강화하는 분위기란 점도 악재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부정적 상황이 내년 초까지도 이어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단 점이다. 백 연구원은 “대체에너지 수급 불안정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는 세계 경제의 부정적 영향, 원자재 수입 국가인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버슈팅 국면이라서 1200원을 1차 상단으로 보고 있는데 에너지 등 원자재 수급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변동성이 이어질 수도 있다”면서도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융지표가 안정된다는 가정하에 4분기 평균 환율은 1165원 내외를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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