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C, 신용등급 상향…가격이 가치까지 바꾸나?"

SK증권 분석보고서
"밈 주식, 투자와 투기 모호·내러티브 중요성 부각"
"수급 이슈, 뉴스 플로우도 '투자'와는 관계 없어"
"신용평가사 등급↑ 주가 상승→신주 발행→재무 개선"
  • 등록 2021-06-14 오전 9:29:39

    수정 2021-06-14 오전 9:29:39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펀더멘털과 무관한 밈 주식(Meme) 주식 광풍이 불고 있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올라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고 좀비기업군의 수익률이 지수 수익률을 상회하는 등 기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수익률 외적인 부분에서도 파급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밈 주식이 던져준 세 가지 고민거리가 있다”며 “△투자와 투기의 경계를 더 혼란스럽게 하고 △내러티브의 중요성은 더 크게 만들고 있으며 △구조조정이나 자금 조달이란 것의 의미도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밈 주식이 투자와 투기의 경계를 점점 더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밈 주식을 얼마나 많이 언급되는지와 수익률이 어느 정도 연동돼 있다. 이는 펀더멘털과 무관한 투기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애즈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펀더멘탈뿐 아니라 분위기와 모멘텀도 있다고 짚었다.

이 팀장은 “밈 주식 이슈를 보면서 스스로에서 ‘나는 떳떳한가?’란 질문을 던져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며 “사실 여의도에서 매일매일 받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움직이는 이유는 대부분 투자와는 관계가 없기 때문(빈집 등 수급 이슈, 특정 보고서나 뉴스 플로우)”이라고 말했다.

밈 주식 열풍은 내러티브의 영향력을 더 확대시키는 효과도 가져왔다. 다모다란 교수는 밈 주식 관련해 가격(Price)과 가치(Value)의 차이를 얘기했는데, 골자는 상황에 따라 가격은 바뀔 수 있지만 가치는 가격과 관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AMC의 경우 올해 25배나 상승했는데, 이는 가격 변화이며 이와 관계된 회사 가치는 향후 변화된 세상에 회사가 얼마나 잘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가격과 가치의 간극을 메우는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매우 정교해야 할 것으로 강조된다.

이 팀장은 “작년에 한참 이슈가 됐던 내러티브(Narrative)의 영향력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단 것”이라며 “경제가 재개된다는 점을 가정하고 내러티브를 동원해서 이익이 얼마나 날지를 상상하며 투자를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좋은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면 내러티브 오류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밈 주식은 좀비기업의 구조조정을 늦추고 있는데, 주가 상승으로 신용도가 오르면서 진행된다는 점이 특이한 구조다. 러셀3000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이자비용을 벌지 못하는 기업은 총 726개인데,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31%로 13% 수준의 러셀3000을 압도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게임스탑의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상향시켰고 AMC의 신용등급 역시 CCC-에서 CCC+로 두 단계 상향했다.

이 팀장은 “가격과 가치의 싸움에서 시간은 가치의 편이기 때문에 가격이 가치에 수렴할 가능성은 크다”며 “그런데 밈 주식은 ‘만약 가격이 가치를 바꾼다면?’이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밈 주식의 신용 등급이 바뀌었다고 해서 기업의 모든 게 바뀌는 건 아니지만,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올려준 이유는 이들 기업 주가가 상승한 덕분에 신주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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