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셀트리온 M&A 소식이 반가운 이유

  • 등록 2020-06-14 오후 1:18:47

    수정 2020-06-14 오후 10:15:26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긍정적이다. 업계의 인수·합병(M&A)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다.” 셀트리온의 다케다제약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인수을 두고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가 던진 평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1일 다케다제약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판매하는 18개 제품의 특허와 상표, 판매권을 3324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셀트리온 창사 이래 최대 M&A다. 이번 인수는 셀트리온 자체에도 의미가 크다.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했던 사업 구조를 화학합성 의약품으로 다변화해 종합제약사로 탈바꿈하는 기회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M&A 무풍지대로 통했던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에 M&A의 물꼬를 터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

K바이오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M&A를 통한 영세성 탈피가 시급하다. 제약 바이오 산업은 결국 신약개발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문제는 신약개발이 전형적인 고위험 산업이라는 점이다. 통상 10∼15년 동안 1∼2조원 개발비용을 쏟아부어도 5000개의 후보물질 중 1개가 성공할 정도로 실패 확률이 크다. 이런 투자 규모와 위험을 감당하려면 ‘규모의 경제’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국내 제약 바이오업계는 영세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바이오기업 수는 348개로 미국(480개)에 이어 2위로 OECD 평균인 118개보다 약 3배 많다. 반면 국내 바이오기업 매출액 총합은 38조1000억원으로 글로벌 10위인 미국 애브비 1곳의 매출(37조900억원)에 그친다. 작은 기업이 난립해 있다는 얘기다.

셀트리온은 국내 제약업계 선도자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를 만들어 위탁생산 회사에서 생소한 바이오시밀러 개발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후 삼성의 바이오산업은 사실상 셀트리온 길을 걷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 탄생에도 일본 제약산업 재편에도 모두 인수합병이 있다. 국내 제약기업의 복제약에 편중된 비슷한 사업구조와 2~3세 오너가 쥐고 있는 지배구조 등 제약 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울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뭉쳐야 한다. 셀트리온의 대형 M&A가 K바이오의 인수합병 신호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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