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25.49 23.59 (-0.77%)
코스닥 1,008.95 2.81 (-0.28%)

91개→32개…뜨거웠던 美 ‘스팩’ 투자 바람 시들

SEC, 스팩 회계 기준 변경…美 상원, 정보공개 강화
스팩 첫 거래 상승률 1% 남짓…투자자 관심 ‘뚝’
스팩 상장 기업 수도 크게 줄어…전통적 IPO로 선회
  • 등록 2021-09-17 오전 9:50:56

    수정 2021-09-17 오전 9:50:56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투자가 한 풀 꺾인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강력한 제재를 예고한데다 스팩의 무분별한 합병으로 검증되지 않은 기업도 증시로 유입되고 있어서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12명 이상의 자본시장 전문가들과 가진 인터뷰와 시장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스팩 시장이 여름을 기점으로 급속히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1분기 세계 기업 인수합병(M&A) 규모는 사상 최대치 수준이었는데 이는 미국 스팩이 주도한 측면이 있다.

SEC에 상원까지 스팩 규제…투자자 관심 시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이다. 공모로 다수의 개인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 뒤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해 증시에 우회 상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코로나19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났고, 기업도 비교적 손쉽게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단 점에서 투자자와 기업 모두에게 인기를 끌었다.

다만 ‘뜨거웠던’ 여름을 기점으로 스팩 투자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지는 추세다. 최근 규제당국과 의회에서 스팩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상반기 스팩 투자의 급증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우려하여 스팩의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미국 상원에서도 스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 및 합병 이전 단계에서 스팩의 정보공개 수준을 강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 7월 증시에 상장된 스팩의 경우 거래 첫날 평균 주가 상승률은 1% 미만에 그쳤다. IPO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이 평균 30%에 상승률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훨씬 낮은 수치다.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스팩 투자자들은 기업 합병이 결정되더라도 과거처럼 주식을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팩이 기업 합병을 결정하면 투자자는 스팩 주식을 합병된 기업의 주식으로 바꾸거나 합병 종료전까지 스팩에 투자한 원금 및 이자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도 스팩 합병 상장 꺼려…스팩 합병 상장 횟수↓

이에 따라 스팩 합병 상장을 하려는 기업의 수도 줄고 있다. 디지털 광고 플랫폼 ‘아웃브레인’과 할리우드 배우 마크 월버그가 투자한 피트니스 체인 ‘F45 트레이닝 홀딩스’는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단 계획을 철회했다. 스위스 소재 스포츠 중계방송권 판매업체인 ‘스포츠레이더’ 또한 스팩 합병 대신 일반적인 IPO를 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7월 미국에서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기업은 32개에 그쳤다. 올해 1월 91개의 기업이 스팩을 이용해 증시에 입성한 것에 비하면 수치가 확연히 낮아진 셈이다. 같은 기간 전통적인 기업공개(IPO) 방식을 택한 기업은 27개에서 57개로 2배 이상 늘었다. 현재 남아 있는 스팩은 438개로, 이곳에 몰린 자금만 1300억달러(약 152조7500억원)에 달한다.

법무법인 스캐든압스의 크리스토퍼 발로우 파트너는 “스팩 시장은 분명히 변곡점에 다다랐고 시장이 둔화하는 것은 시간문제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엘레노프 그로스먼 앤 숄의 스팩 담당 변호사인 더글라스 엘레노프는 “스팩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는 충분하지 않다”라면서 “파티는 끝났다”라고 단언했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