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언주 "오거돈 성추행 피해자 남친, 시청서 항의했다는데..."

  • 등록 2020-06-04 오전 8:55:47

    수정 2020-06-04 오전 8:55:4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미래통합당 의원을 지낸 이언주 변호사는 성추행을 시인하며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구속영장 기각을 비판하며 “이 사건이 단지 성추행 건만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4·15 총선에서 부산 남구을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 변호사는 4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을 우습게 보다 못 해 아예 대놓고 비웃는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면서 오 전 시장의 구속영장 기각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설마하니 드러난 게 다 라고 생각하는가?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는 진실을 다 밝히길 두려워한다. 피해자인 평범한 어린 여직원… 가해자가 시장이란 것만으로도 엄청난 압박일 텐데, 그 압박을 뚫고 겨우 입을 열기 시작했더니 멀쩡히 석방된다? 더 이상 할 얘기가 있어도 감히 할까?”라며 “영장을 기각한 판사가 비상식적이든지 영장을 청구한 수사기관이 시늉만 한거든지 둘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에 하나 상습범이라면 그래도 증거가 다 확보되었고 수사에 문제가 없다고 할 건가?? 이렇게 영장을 기각해서 멀쩡히 걸어 나오면 혹여 밝혀지지 않은 사건의 피해자들, 공포에 떨고 있는 피해자들은 어쩌란 말인가? 결국 이 점을 보더라도 사건을 축소할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 셈”이라며 “성적 감수성의 잣대조차 지위고하에 따라 다른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일 오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부산 동래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변호사는 또 “이 사건이 단지 성추행 건만 있는가? 성추행을 은폐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고 선거전 터질까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있다”며 “남자친구인지 배우자인지 누군가가 부산시청에서 항의하고 소란을 일으켰다는 풍문까지 있던데 그랬다면 경찰 정보관을 비롯해서 그걸 은폐하고 덮었던 공직자들도 다 수사 대상이 아닌가?”라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래서는 안 된다. 수사기관은 즉각 보완해서 영장청구를 다시 하라. 만일 그리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이번 영장청구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었나 당연히 의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사건뿐만 아니라 오 전 시장의 재임 시 성추행뿐만 아니라 각종 직권남용에 대해서도, 사건 은폐에 연루된 사람들도 모조리 조사해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며 “이번 일을 일벌백계함으로써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고 권위적이고 남성중심적인 문화를 대대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절대로 대충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지난 4월 성추행을 실토하며 시장직을 내려놓은 지 40일 만인 지난 2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으나 구속을 면했다.

오 전 시장 영장실질심사를 연 조현철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사안 중하지만 불구속 수사 원칙과 증거가 모두 확보돼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또 피의자가 범행을 인정했고,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도 기각 이유로 들었다.

오 전 시장 측은 범행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변호인은 오 전 시장이 태도와 행동 등이 모순돼 양립할 수 없는 ‘인지 부조화’ 소견으로 보인다며 이중적인 자아 행태에서 나온 범행이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과거 위암과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점을 말하기도 했는데, 구속을 피하려고 건강 상태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는 부산성폭력상담소는 “고위 공직자일수록 더욱 엄중하게 죄를 다스려 공권력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법원이 간과했다”며 구속영장 기각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은 구속 수사는 어렵게 됐지만, 제기된 의혹에 대한 수사는 엄정하게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