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생산차질에도 호실적…현금확보 위해 비트코인 75% 팔아(종합)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2.27달러…전년比 57%↑
전반적 실적 양호하지만 신규 공장 건설로 이익률 하락
머스크 "테슬라 초과 수요 많아…공급망 문제 해결이 관건"
"비트코인 매도는 현금 확보 위해…도지는 안 팔았다"
  • 등록 2022-07-21 오전 9:48:28

    수정 2022-07-21 오후 9:36:39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중단 등에도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다. 암호화폐 시장 붕괴 속에서 보유하던 비트코인의 4분의 3은 현금화시켰다고도 밝혔다.
(사진=AFP)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2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27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 1.45달러에서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예상치(1.81달러)를 웃돈 것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9억달러(약 22조1800억원)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42% 증가했지만, 전문가 예상치 171억달러(약 22조4500억원)는 소폭 밑돌았다. 테슬라 자동차 사업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27.9%로, 전분기인 32.9%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FT는 “상하이 지역 봉쇄 등 난관에도 테슬라 2분기 실적은 양호했다”면서도 “다만 독일과 미국 텍사스 공장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 탓에 이익률이 하락했다”고 해석했다. 지난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독일과 미국 텍사스 공장이 공급망 차질 탓에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공장들은 돈 먹는 거대한 용광로가 됐다”고 토로한 바 있다.

머스크는 향후 테슬라의 가장 큰 과제는 공급망 차질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머스크는 “아마도 사실이겠지만, 테슬라의 경우 초과 수요가 너무 많아 문제다”면서 “우리의 걱정은 압도적으로 생산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2분기에도 부품 부족 등 문제로 고객에 인도된 차량은 전분기 대비 약 20% 줄어든 25만4695대를 기록했다. 이는 2년 만의 첫 감소다. 전문가들은 올해 테슬라의 차량 인도 규모가 총 15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같은 수준이 달성되려면 테슬라는 하반기 최소 93만5000대를 인도해야 한다. 머스크는 하반기 “기록적인” 수준으로 차량을 생산해 낼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생산량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테슬라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보유하던 비트코인의 75%를 매도해 9억3600만달러(약 1조2300억원)의 현금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는 1억600만달러(약 1400억원)의 투자손실을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슬라는 지난해 초 15억달러(약 1조97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사들여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 파장을 일으켰다. 작년 말 기준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20억달러(약 2조6300억원)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대량 매도가 최근 약세장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오지만, 머스크는 부인했다. 비트코인은 작년 11월 고점 대비 이날까지 약 60% 이상 하락했다. 머스크는 “중국 상하이 공장이 언제 다시 가동 중단될지 모르는 등 불확실성 탓에 회사는 현금을 최대한 확보해 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매도는 이 때문이지 최근 약세 때문이 아니다”라며 “테슬라는 앞으로 비트코인 지분을 늘려나갈 것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해둔다”고 말했다. 이어 “도지코인은 전혀 팔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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