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식량재앙' 우려에…유럽, 푸틴에 우크라 수출 재개 '압박'

獨 총리·佛 대통령, 푸틴에 "흑해항 봉쇄 풀어라"
伊도 푸틴과 통화…英 "식량 문제, G7과 협력할 것"
밀 수출 세계 5위 우크라 수출길, 러가 봉쇄 중
푸틴 "서방제재로 공급 차질" 주장 대러제재 해제 요구
  • 등록 2022-05-29 오후 3:48:38

    수정 2022-05-29 오후 9:21:37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전 세계적에 식량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각 나라의 곡물 재고가 소진되는 7월에는 ‘식량 재앙’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정부에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재개하라며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플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풀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식량 무기화’라는 비판이 거세다.

(사진=AFP)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80분간의 전화 회담에서 식량 위기가 우려된다며 “러시아는 오데사 항구 봉쇄를 푸는 등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26일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신흥국가들을 경제적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는 식량 위기의 해결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글로벌 식량 위기를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방법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주요 7개국(G7)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정상들이 잇따라 푸틴 대통령과 대화에 나서고 있는 것은 러시아가 식량 가격 폭등을 완화할 수 있는 키를 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쟁 이후 러시아가 흑해 연안을 봉쇄해 전 세계 밀 수출국 5위인 우크라이나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식량 위기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밀 가격은 올 초 대비 약 60%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인도네시아의 한 외교 싱크탱크 온라인포럼 연설에서 러시아 항구 봉쇄로 전체 수출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곡물 2200만t이 저장고에 묶여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5000만명이 추가로 기근을 겪는다고 예상한 유엔의 전망은 보수적인 추정치다. 많은 나라가 작년 수확한 곡물 재고가 소진되는 7월 재앙을 실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엔은 전 세계적으로 5000만명의 사람들이 기근에 처해 있으며 식량 가격 급등으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페루, 스리랑카에서 폭동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식량 위기는 해당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국가의 이민자 증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FT는 “특히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 등 신흥국들에 식량 문제가 불거질 텐데, 이들 지역에서 기근을 해결 못 한 많은 사람이 유럽으로의 이민을 선택할 수 있다”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의 조건으로 서방국들의 러시아 제재 해제를 내걸고 있는 만큼, 식량 위기 문제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현재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 추가 제재를 고려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슐츠 총리, 마크롱 대통령과 통화를 마친 후 “러시아는 흑해 항구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제재로 공급 차질을 겪고 있다”며 오히려 식량난이 서방탓이라는 여론전을 펴며 대러제재 해제를 곡물 수출 재개의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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