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경은이 형 몫까지 내가 더 해야"

  • 등록 2015-02-23 오후 2:43:12

    수정 2015-02-23 오후 2:43:12

사진=두산베어스
[미야자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딱’하고 타구가 노경은을 향해 날아가는 순간. 타석에 있던 김현수도 깜짝 놀랐다.

그리고 노경은이 턱을 감싸쥐며 쓰러졌다. 타구가 워낙 빨랐던 탓에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한 노경은은 턱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6주간 휴식을 취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라이브 피칭 도중 발생한 일이었다.

마운드 운영 계획에 차질이 생긴 두산 코칭스태프도 답답한 마음이지만 마음이 불편한 선수가 하나 더 있었다. 김현수였다.

그는 “경은이 형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나도 치고 싶어서 친건 아닌데…. 마음이 불편하다”며 고개를 숙인 김현수. 그는 “참 운명인 것 같다.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투수 쪽으로 타구가 많이 갔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김현수 역시 노경은이 올시즌 부진 탈출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왔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함께 우승을 바라보며 땀흘려온 동료이자 형이기에 더 그랬다.

김현수는 “경은이 형에게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전화하라고 했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약속한 한 가지. “경은이 형이 올 때까지 내 역할을 더 잘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노경은의 부상으로 전력이 더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산. 김현수는 그 미안함을 그라운드 맹활약으로 꼭 갚겠다고 다짐했다. 노경은을 위해서도 팀을 위해서도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김현수는 “얼른 형이 돌아오길 바란다. 복귀만 한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내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 마음을 전해들은 노경은도 김현수를 감싸 안았다. 김현수는 노경은이 평소 아끼고 칭찬하는 후배 중 하나. 노경은은 “피하지 못한 내 탓이 크다”며 “현수가 미안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친 회복력으로 일찍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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