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바른미래, 뒤돌아볼 시간조차 없다

  • 등록 2019-05-06 오후 3:06:35

    수정 2019-05-06 오후 3:06:35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바른미래당의 사분오열이 점입가경이다. 바른정당계와 일부 국민의당·안철수계로 이뤄진 반(反)손학규 세력은 지도부의 조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지도부 역시 ‘후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4·3 재보궐선거 이후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4.3 보궐선거’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을 거치며 맞붙었던 양측의 발언은 내년 총선에서 당의 자생(自生)을 바라는 충심에서 비롯된 논쟁이라 생각한다.

다만 손학규 대표에게 주어졌던 시간과 앞으로 바른미래당에게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언제까지 갈등을 끌고 갈 수 없다. 시계를 되돌려보면 손 대표가 당권을 잡은 것은 지난해 9월. 아직도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냉정하게 단 9개월 만에 ‘손학규 호’를 재단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손 대표 퇴진 요구의 시작이었던 4.3 보궐선거 책임론도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바른미래당 내부, 아니 정치권 누가 봐도 고전을 겪을 것임이 불 보듯 뻔한 선거였다. 혹자의 말대로 손 대표는 ‘최선을 다해 지원 한 죄’밖에 없다. 반 손학규 세력이 귀환을 바라는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창원선거를 진두지휘 했어도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벌어진 ‘사보임’으로 인해 원내대표 퇴진까지 요구하는 것도 너무 나갔다. 솔직하게 여의도 누구도 다음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이 국민의당의 ‘안철수 돌풍’을 재현하리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반면 연동형 비례제는 최소한 바른미래당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특정 개인의 욕심이 아닌 당의 생존을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는 이유로 사퇴까지 바라는 게 옳을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바른미래당에 남은 시간은 그다지 많지 않다. 총선을 단 1년 남은 시점에서 더 이상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확실한 ‘구세주’가 될지도 미지수다. ‘기호 3번’을 달고 내년 총선에 나갈 생각이라면, 모두 한 걸음씩 뒤로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분열의 끝에는 필패(必敗)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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