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도 차례로 유치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먼저 박형준 부산시장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미술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짓는 논의가 유족 의견도 제대로 듣지 않은 채 서울에 짓는 것처럼 보도가 나온다”며 “문화의 서울 집중도 극심한 현실에서 또 서울이라니”라며 지적했다.
삼성전가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출생지인 경남 의령군도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생가가 있는 의령 정곡면 친가에 살며 할머니 손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증의 의미를 잘 살려 많은 국민들이 좋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건희 미술관’을 이 회장의 선대 고향인 의령에 유치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며 “삼성과 뿌리 깊은 인연이 있는 의령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한다면 그 의미가 더욱 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창원시도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 의지를 드러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3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과 김경수 도지사, 경남도내 7개 시장·군수가 참석한 경남지역 현안 간담회에서 “최근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대해 관심이 높은데, 마산해양신도시에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건립과 연계해서 짓는 것이 미술관 컨셉트에도 맞고 추진 속도도 빠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창원시는 이건희 미술관 건립에 대한 관심이 표면화되기 전인, 지난해 3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창원관 유치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증 미술품 전시를 위한 미술관·박물관·수장고 건립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 문체부 장관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수장고도 부족하고, 이번 기증을 계기로 문화재 기증이 가속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