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대통령 겨냥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 등록 2022-08-18 오전 9:49:15

    수정 2022-08-18 오전 9:59: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반사 화법’으로 응수한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전날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 중 자신과 관련한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라며 즉답을 피한 데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수많은 보좌진들, 대통령 비서실은 통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건데 대통령 비서실 중 주요 업무, 정무수석실의 주요 업무가 그런 정무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 하셨다면 정무수석실의 직무유기이고 대통령께서 그런 걸 파악하실 의중이 없다는 것은 정치의 포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무수석실이 아주 중차대한 문제를 보고 안 했거나 대통령께서 애초에 관심이 없으시거나,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둘 다 다소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마친 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100일’에 대해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랑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 거다. 모델하우스 가보니까 금 수도꼭지가 달려있고 납품된 걸 보니까 녹슨 수도꼭지가 달려있다. 그러면 분양받은 사람 열 받는 것”이라며 비유로 평가를 대신했다.

그는 진행자가 “그럼 사기라고 느끼겠죠”라고 말하자 “그렇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예를 들어 지금 여의도 밖에 나가서 길에 걸어 다니는 분들 한 100명 정도를 섭외해서 순차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집권하면 어떤 사람들이 주목받을 것 같습니까?’라고 물어봤을 때 아니면 ‘어떤 사람들이 나라의 중요한 일을 처리할 것 같습니까?’라고 했을 때 당연히 대통령 빼면 이준석 이름이 있었을 것 같다”라며 “거기에 장제원, 이철규, 권성동 이름이 있었을까? 저는 그거 예측한 사람 많지 않았을 거라고 본다”라면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를 겨눴다.

특히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날을 세웠던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울산 회동이나 국회에서의 따봉이라든지, 이런 걸 보면서 일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그래도 선거 결과 좋으면 이 정도는, 왜냐하면 대통령께서 제가 인식하기엔 굉장히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까 저런 건 당연히 우리가 털고 갈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처럼 되니까 당황스러운 것”이라며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당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표직을 박탈당했다. 그는 이에 반발해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전날 법원의 심리에 직접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이 전 대표는 윤핵관을 향한 맹폭을 이어가며,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를 묻자 “당원 민주주의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느라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을 다 챙겨보지 못하는 다소 불경스러운 상황임을 양해해 달라”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에 ‘반사 화법’으로 응수한 셈이다.

한편, 재판부가 이날 바로 결론을 내리지 않으면서 이 전 대표의 ‘운명의 날’은 다소 늦춰지게 됐다.

다만 당 지도부 및 친윤 그룹과 이 전 대표의 충돌 양상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만약 법원이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다면 비대위 출범이 무효가 되고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는 정지되는 등 당이 대혼돈 상태에 빠지게 된다. 비대위 출범에 따라 대표직에서 자동 해임된 이 전 대표도 다시 복권된다.

다만, 윤리위의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에 따른 이 대표의 직무 정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즉, 비대위 출범 전인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일단 회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걸림돌이 사라진 ‘주호영 비대위’는 예정대로 닻을 올리고 이 전 대표의 해임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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