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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정기적금 포함)은 지난 11일 기준 757조4278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722조5602억)과 비교하면 42일 만에 34조8676억원 증가한 셈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의 정기 예ㆍ적금 증가액(32조5236억원)보다도 많은 규모다. 은행 예ㆍ적금이 불어난 건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성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대기성자금은 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증시 자금 등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지난 11일 기준 661조3138억원으로 6월 말(709조9735억원)보다 48조6497억원 감소했다. 또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연초 71조7328억원이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1일 54조7873억원으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ㆍ적금 상품의 금리를 높이고,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특판은 불티나게 팔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22일 최고 연 3.20% 금리(18개월 만기)를 주는 ‘우리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는데 4거래일 만에 2조원 규모가 모두 팔렸다. 이후 우리은행은 6월 28일 특판한도를 1조2000억원으로 늘려 판매했지만, 이마저도 지난달 4일 동이났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1일 최고 연 3.20%(12개월)의 ‘신한 S드림 정기예금’ 특판을 출시했는데 4거래일 만에 1조원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안전자산인 채권으로도 자금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2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9조5474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채권 순매수액인 3조4810억원의 2.7배 수준이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조만간 1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연간 10조원을 넘는 것은 2006년 이전을 포함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6월 17일 연 3.745%를 기록해 2011년 7월 21일(3.75%)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후 하락해 지난 5일 3.079%까지 내려갔다. 지난 12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5.7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181%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