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경영학)소통의 정치력..숨결까지 관리하라

  • 등록 2009-06-29 오전 11:04:34

    수정 2009-06-29 오전 11:04:34

[이데일리 송병무 칼럼니스트] 최고경영자가 저지르기 쉬운 전형적인 실수(Typical Mistake of Top Executives) 중의 하나가 있다. 회사나 Top의 전략이 정해지면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그것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믿음이다.
 
이런 실수는 자신의 조직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에서 비롯되거나, 아니면 조직의 역동성을 감안하지 않고 전략수립 이후의 관리 단계를 간과하는, 이른바 『조직공학(Organizational Engineering)』을 챙기지 않아 발생하는 전형적인 실수이다.
 
회사가 당초에 계획했던 전략들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지, 얼마나 잘 실천되고 있는 지, 직원들은 얼마나 전략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는 지를 지금 점검해 보면, 전략과 실천의 간격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벌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직공학은 조직내의 역동성(Dynamics)과 정치성(Politics)을 감안하여 새로운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다양한 기법과 활동을 통하여 조직의 숨결까지 미세하게 관리하는 특별 조직관리활동이다. 따라서, CEO의 지시 한마디에 조직이 일사불란하게 순조롭게 움직일 것이라는 판단은 지나치게 안이하거나 혹은 무관심 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별 조직관리를 통하여 새로운 전략을 시행함에 있어 조직의 힘이 손실이 나지 않도록 하고, 조직과 직원의 반응과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를 관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전략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전략실행의 필수 프로세스로 관리해야 한다. 조직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 들이거나 변화하는 데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유기체이다. 따라서 특별한 접근기법과 관리활동을 통하여 이를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 것이다.

최근의 비상경영 국면에서는 조직의 심리적 동향과 직원의 동기부여 상태를 면밀하게 체크하여 관리하는 활동이 특히 중요하다. 축소지향적이고 통제 위주의 비상경영 국면이 장기화 되면 조직의 구성원들은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과 무력감을 호소하게 된다.
 
직원들의 무력감은 회사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 전략의 성공적 실행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회사의 미래와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확산되면 회사의 전략과 업무 수행에 대한 집중력은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문제는 『구성원의 이런 심리적 상황이나 조직심리적인 흐름을 회사가 적절한 방식으로 파악하고 있느냐』이다.

조직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고 구성원의 동기부여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모든 전략이 무효하다. 현장에서 전략을 실행할 직원의 사기가 저하되어 있거나 소외감을 느끼게 되면 전력에 치명적인 누수가 생긴다. 이른 바 『침묵하는 무기력』이 확산되면 회사의 전략과 실천의 괴리가 심각하게 벌어진다.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은 급격히 소멸되고 경영위기를 막지 못한 경영진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면 회사방침이 현장 바닥까지 스며들지 않고 작동되지 않게 된다. 본사 브레인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든 혁신전략들이 현장에 내려오면서 아무 의미도 없는 종이조각으로 버려진다.

특별조직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영진의 리더십이다. 조직의 숨결까지 파악하여 관리하는 배려와 관심이 핵심요소이다. 경기가 좋을 때 잠재되어 있던 조직의 문제들이 갈등과 어려움이 심해지면 고개를 드는 법이다.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유동성 관리 등 경영의 정적인 부분에서 특단의 대책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직원의 사기(Morale), 조직의 응집력 등 경영의 동적인 요소 부분에서도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회사와 경영진은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직원들에게 어떤 행동방식을 취해야 할 지,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에 대하여 명확하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동시에 특별 조직관리를 통하여 조직의 힘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1) 상시적으로 조직과 직원의 생각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2) 최고경영자가 주도가 되어 직원과 수시로 소통해야 하며, 학습조직을 강화하여 회사의 방침들이 왜곡되지 않고 직원들의 전략 이해도를 극대화 시켜 실행력을 제고해야 한다.

상시적으로 여론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회사는 다양한 계층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따라서 회사의 경영방침과 전략에 대하여 모두가 일치된 생각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생각이 달라지면 전략 실행에 혼선이 생기고 부서간 업무간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는다.
 
회사의 전략에 대하여 현재시점 기준으로 조직이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는지, 무엇에 대하여 만족하고 불만스러워 하는 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없듯이 직원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경영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확하게 알아야만 개선하거나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선진기업의 경우 인사부서나 또는 별도 독립조직으로 직원관계 관리(Employee Relations)부서를 두고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하여 상시적으로 직원의식조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계층별 또는 직급별 Focus Group Interview, 다면평가 등을 통하여 회사 전략이나 경영 일반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과 의견을 최대한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파악하고 모니터링 한다.
 
이를 통하여 회사 전략과 각종 프로그램의 개선을 의한 단서를 얻기도 한다. 조직과 직원의 생각을 알면 경영진의 리더십 발휘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전략실행의 주체로서의 직원의 의식과 행동을 잘 알고 관리하면 전략의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이제 국내기업도 직원의 의식과 생각, 의견 등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능을 인사부서 내에 또는 독립조직으로 신설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직원관리 조직의 필요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하여 직원들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되면 간과했던 놀라운 사실들이 부각될 수도 있다. 의식조사는 반드시 외부의 전문기관이 실시해야 한다. 내부인력은 직원들의 속 생각을 찾아 내거나 유도해내지 못한다. 최소 1년에 1회 이상의 의식조사를 실시하거나 그 이상의 소규모의 조사를 실시하여 항상 조직의 판단이나 생각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에 대하여 모니터링 하고 있어야 한다. 조사의 결과는 효율적인 조직운영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하므로 이 조사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주도하여 실시하는 것이 선진기업의 일반적인 방식이다.

학습조직을 구축하고 의사소통의 장을 활성화 해야

회사의 전략이나 방침에 대한 납득성과 수용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회사 전략의 배경과 목적, 기대효과를 우선 명확히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대다수 기업들의 전략들이 단순히 사내 게시판 등에 공고하는 단순한 절차를 거쳐 시행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래서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
 
전략을 만든 부서나 시행 관련 부서를 제외한 현장에서는 새로운 전략에 대하여 알지도 못하고 어떤 내용인지 이해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게시판에 올린다고 해서 회사의 새로운 전략들이 현장 조직의 새로운 활동 기준으로 자리잡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전형적인 기획과 실천의 괴리가 여기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열심히 하는 데 효과는 없는 전형적인 사례라 하겠다.

CEO가 내리는 주요 지시사항들이 현장에서 먹혀 들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지침이나 전략은 반드시 구체적인 매뉴얼을 가지고 전사적으로 공유되어야 한다. 왜 하는 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는 제대로 알아야 일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학습조직은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 시키는 기능 외에, 회사의 주요 전략과 전술에 대한 학습을 통하여 이해도와 실천 역량을 제고하는 기능도 아울러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학습조직을 통하여 직원들이 단기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경쟁해 나가야 하는 지, 그리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action plan)을 전파하고 내재화 시켜야 한다. 이른 바 『전략의 의식화(Strategic Consciousness)』가 일어나야 한다.
 
전략은 수립되었지만 현장에서의 일하는 방식과 의식에서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낭비이다. 달라진 전략과 새로운 행동요령에 대하여 철저한 학습을 통하여 임직원들이 납득하고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혁신이 일어나게 된다. 경영여건이 변하고 향후 경쟁방식이 달라지는 데 직원들이 이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실질적인 변화나 개선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전략을 생산하는 부서는 있으나 이를 전파하는 부서나 기능은 보이지 않는다. 조직관리의 중대 결함의 원인이 된다.

학습조직과 더불어 CEO와 경영진이 나서서 잘 구성된 매뉴얼에 따라 담당조직을 특별히 미세관리해야 한다. 이 때, 감성이나 일시적인 자극에 호소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직원 간담회나 경영설명회, 각종 이벤트를 통하여 구체적 전략을 냉철하게 공유하고 전략에 따라 직원들이 생각하는 방식, 행동하는 요령을 신속하게 바꾸도록 가르쳐야 한다. 회사의 방침이 경영진이 주도하여 공유되면 오해나 냉소가 줄어 들고 이해도와 수용성이 올라간다. 소통(Communication)이 중요한 이유이다. 모르면 냉소하거나 무관심하거나 그냥 하던 방식에 집착하게 된다.

방침과 전략을 생산한다고 해서 회사의 경쟁력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방침과 전략이 회사의 새로운 활동 기준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학습하고 공유해야 한다. 방침과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조직의 숨결까지 미세하게 관리하는 특별한 조직관리 시스템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직원과 괴리된 전략들, 납득되지 않은 전략들은 결국 용도폐기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송병무 MK C&I 대표
www.mkcni.com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