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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낸드플래시까지 사업 확대에 나서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세계 2위를 노려볼 만한 규모를 갖게 된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인텔과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사업 분야의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타결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르면 이날 중 타결 소식이 나올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인텔은 중국 다롄에 3D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드 드라이브, 카메라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가 주요 제품이다. 인텔은 주력 사업이 비메모리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로 알려져 있지만, 1960년대 반도체 사업의 출발은 메모리였다. 1980년대 이후 일본과 한국 등 후발 주자들의 약진에 점차 사업 구조를 비메모리 반도체로 옮겼는데, 이번 매각이 이뤄질 경우 사실상 비메모리 업체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번 M&A는 두 회사 모두에 ‘윈윈’이라는 평가다. 인텔은 최근 CPU 시장에서 미세공정에 차질을 빚으며 AMD에 추격 당하고 있다. WSJ는 “비메모리 분야의 후발 업체인 AMD가 시장점유율을 급속도로 올리는 상황”이라며 “그런 와중에 인텔이 차세대 CPU의 대량 생산에 차질을 빚으며 고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매각 시도는 주력인 비메모리를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IHS마킷 자료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세계 낸드플래시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5.9%)다. SK하이닉스(9.9%)는 5위권이며, 인텔의 경우 9.5%로 6위다. 인텔을 인수할 경우 20% 가까운 점유율로 현재 2위인 키옥시아(19.0%)와 2위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업계 3위와 4위는 각각 웨스턴디지털(13.8%)과 마이크론(11.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