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은 '미팅' 女는 '맛집탐방'...신촌 솔로대첩 '동상이몽'

참가 예약자 총 1200명 중 90%이상 참여..성비 '1:1'
남성 참가자 "인연 찾기" 여성 참가자 "맛집탐방"
연령 고려 없는 무작위 매칭 등 주최 측 운영 미숙도
  • 등록 2014-12-20 오후 8:48:20

    수정 2014-12-21 오전 10:33:15

신촌 솔로대첩 참가자들이 현장 접수처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이 남성 참가자 줄이고, 오른쪽이 여성참가자 줄이다. 여성참가자 줄이 남성 참가자 줄보다 길었다. (사진=고재우 기자)
[이데일리 고재우 기자] “모태 솔로이지만 이번 기회에 반드시 여자친구를 만들겠다. 좋은 인연을 꼭 만나서 올해 크리스마스는 혼자 보내지 않을 것이다.”(남성 참가자 이모씨)

“맛집 탐방 너무 기대된다. 여러 맛집을 싸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 남자친구를 기대하고 온 여자 참가자가 얼마나 되겠나.”(여성 참가자 이모씨)

20일 신촌에서 열린 솔로대첩. 남성 참가자들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 있는 ‘인연’을, 여성 참가자들은 ‘맛집 탐방’을 기대하며 모였다. 동상이몽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신촌 연세로에 1200명이 넘는 남녀가 ‘초대형 미팅’ 소식에 모여들었다. 이날 행사는 ‘새마을미팅프로젝트(새미프)’가 마련했다. 새미프는 청년 창업가들이 운영하는 단체다. 신촌 솔로대첩은 지역상권을 살리고 이벤트 참가자들에게 연애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신촌 솔로대첩 운영 방식은 이렇다. 행사 전 참석 예약을 한 참가자가 현장에서 본인 확인 후 2인 1조로 팀을 꾸린다. 팀은 새미프가 지정한 음식점 18곳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고, 방문한 음식점에서 이성과 함께 식사한다. 남녀 매칭은 최초 1회는 주최 측인 새미프가 연령 등을 고려해 배치하지만, 이후부터는 음식점을 방문하는 순서대로 무작위 매칭된다.

신촌 솔로대첩 행사 참가자들이 한 음식점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고재우 기자)
신촌 솔로대첩은 지난 2012년 여의도 솔로대첩 당시처럼 ‘남탕’이 아니었다. 극심한 남성 편중으로 참가자들의 불만이 심했던 여의도 솔로대첩과는 달리, 신촌 솔로대첩은 남녀 성비를 맞췄다. 새미프에 따르면 남자 600명, 여자 600명 총 1200명의 예약자 중 90% 이상이 이번 이벤트에 참여했다. 각 음식점 입구에 배치된 행사 관계자들도 “남녀 비율 1대 1입니다. 기다려야 합니다”를 쉴 새 없이 외쳤다. 여자팀이 남자팀을 기다리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새미프 행사 관계자인 김지혜(20)씨는 “여자팀 세 팀이 남자팀을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미팅을 대하는 자세는 남녀가 달랐다. 친구와 함께 이벤트에 참여한 김기섭(25)씨는 “매년 크리스마스에 여자 친구랑 보냈는데 올해는 혼자다”며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위해 좋은 인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학 기말고사를 끝내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고 행사에 참여했다는 황모(25)씨도 “여자 친구와 함께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행사 관계자는 “한 남성팀은 여성팀 멤버들이 마음에 차지 않는다고 여성팀 세팀과의 식사를 거부하고 그냥 일어서기도 했다”며 “기필코 여자 친구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반면 대다수 여성 참가자는 이성과의 만남보다는 맛집 탐방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상대편과의 대화 없이 음식을 먹는 데 집중하는 여성팀들도 적지 않았다.

여성 참가자 김서현(22)씨는 “30분 정도 음식을 먹다가 다음은 어느 맛집을 갈지 정하고 나왔다”며 “번호 교환이나 이런 것도 전혀 없었고, 그냥 이성에 대한 호감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 팀당 방문한 음식점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45분이지만, 김씨는 시간이 끝나기 전에 자리를 나섰다.

대학원에 재학 중인 허은영(26)씨도 “참가 목적 1순위는 맛집이고, 2순위는 신촌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매칭 방식 등 주최 측의 미흡한 사전 준비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최모씨는 “기대를 많이 하고 왔는데, (상대방) 나이대도 높고 특정 음식점에 사람이 몰려 제대로 이용하지도 못했다”며 “연령대에 맞는 매칭 방식이 아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행사 관계자는 “음식점에 오는 순서대로 남녀를 매칭하다 보니 30대 초반 여성과 20대 초반 남성이 매칭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상대방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참여하는 음식점이 좀 더 많아지고 메뉴도 다양했으면 좋겠다”며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카페는 두 군데뿐 이었다”고 푸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 우승의 짜릿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