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2020 대격변]해운업계의 고민…'親환경' 승부수 희비 갈리나

환경규제 맞춰 최적의 선대 포트폴리오 짜야
처한 재무환경, 선박 운항환경 등 고려해야
친환경 역량 따라 선사 생존여부 판가름날 것
  • 등록 2019-10-13 오후 2:21:29

    수정 2019-10-13 오후 2:21:29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시행을 석달여 앞두고 가장 고민이 큰 분야는 해운업계다. 기존 선박의 연료·정화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하는 만큼 비용 측면에서도 해운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규제로 꼽힌다. 게다가 황산화물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방안인 저유황유(LSFO) 사용과 스크러버(오염물질 저감장치) 설치, 액화천연가스(LNG)연료 선박 건조 등의 경우 장·단점이 뚜렷해 각 해운선사별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배출규제 시행 이후 대체연료의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도 중요한 변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해운선사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IMO 황산화물 규제에 대비해 여러 대응방안을 내놓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각 선사가 처한 재무환경, 선박 운항환경, 보유한 선박의 특성에 따라 운항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달라지는 만큼 다양한 방식을 적용해 최적의 방법을 도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머스크는 초기에 저유황유 사용 방침을 취했으나, 뒤늦게 일부 선박에 스크러버 장착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의 CMA CGM도 기본적으로 저유황유 사용 입장을 표명한 뒤 현재 20척 이상의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 설치를 추진하는 등 LNG연료선박 도입계획을 추가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보유 선박이 200~300척에 달하는 대형 선사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뒤늦게 스크러버로 노선을 변경하는 선사들이 생겨났지만 조선 기자재업체들이 매년 수용할 수 있는 선박 수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유일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은 IMO 환경규제를 ‘잃어버린 10년’을 만회할 계기로 보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규모의 경쟁에선 글로벌 선사에 밀렸지만, 향후 전개될 친환경 경쟁에선 선제적으로 대응 중인 만큼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머스크라인, MSC 등 타 글로벌 선사와 비교하면 보유중인 선박 수가 적어 비교적 환경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대상선은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스크러버 장착을 시작해 지난해 두 척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에 스크러버를 달았다. 올해도 5척의 원유운반선에 스크러버를 부착했으며, 내년부터 인도받는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3000TEU급 12척, 1만5000TEU급 8척) 20척에도 모두 스크러버가 장착된다. 다른 글로벌 선사들이 LSFO, 스크러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SM상선은 저유황유 사용을 통해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M상선 측은 “보유 선박의 척수가 적고 타 선사로부터의 용선 비중이 높아 저유황유를 사용해 대응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대엔 속도, 2010년대엔 인수합병(M&A), 선복량 확대 등 외형 규모가 해운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이제 해운선사들은 환경규제 등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해야 한다”며 “2020년대부턴 친환경 역량에 따라 선사의 생존여부가 판가름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돼 있는 한국 해운산업 재건을 위해서는 IMO 환경규제에 따른 보다 체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춘 KMI해운산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선박용 저유황유의 안정적 공급은 국내 선박들의 약 70%가 저유황유 사용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급한 사안”이라며 “정부는 국내 해운업계가 황산화물 규제에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정책적 지원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시장비중은 알파라이너, 세부 대응전략은 KMI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스크러버를 장착한 현대상선 ‘HMM Promise’(에이치엠엠 프로미스)호(사진=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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