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중앙은행들, 헬리콥터 머니 쓸 때 됐다"

윌렘 뷰이터 "경기부양 위해 돈 풀어야"
금융위기 당시 연준 상기시켜
  • 등록 2012-05-11 오후 1:41:50

    수정 2012-05-11 오후 1:41:5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전 세계가 경기 둔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폭탄을 사용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중앙은행이 돈을 대량으로 찍어내 시장에 풀고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윌렘 뷰이터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
11일 CNBC에 따르면 윌렘 뷰이터 씨티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9일(현지시간) 고객들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 영국 등의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한다"며 추가 완화 조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뷰이터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중앙은행이 이미 금리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낮추고 국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헬리콥터 머니(Helicopter Money)` 사용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헬리콥터 머니란 금리가 `제로(0)` 수준에 도달했거나 그에 가까울 때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찍어 통화량을 늘리는 양적완화 정책을 의미한다. 과거 저명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정부가 헬기에서 돈을 뿌린다`고 비아냥댔던 것에서 유래됐다.

헬리콥터 머니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당시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살포하면서부터다. 연준은 2번에 걸친 양적완화를 통해 시장의 막힌 자금줄을 뚫어줬다. 양적완화를 주도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뷰이터는 헬리콥터 머니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승시키고 통화전쟁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의 위험은 있지만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4개 지역의 경기 부양에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BOE는 0.5%, ECB는 1%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뷰이터는 이외에 미국과 유럽, 일본, 영국 등이 통화 완화 조치와 재정 부양책을 병행해 사용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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