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크루즈 실태 고발 日 의사 "일본, 美·유럽보다 감염통제 훨씬 잘 돼"

"日현재까지는 잘 관리…문제는 지금부터"
"도쿄 양성환자 수에 비해 검사 횟수 너무 적어"
"만성적 팬데믹…불합리한 진실 직시하고 플랜B 준비해야"
  • 등록 2020-03-29 오후 3:32:27

    수정 2020-03-29 오후 10:45:23

△이와타 겐타로 고베대학교 교수가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진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의료진으로서 승선해 봤던 크루즈 내 실상을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승선했으나 쫓겨났으며 크루즈 선 내는 제대로 된 방역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각각 일본어와 영어로 이뤄진 유튜브 영상은 합계 1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이와타 교수는 “목적이 달성했다”며 이 유튜브 영상을 삭제했다. [사진 =이와타 교수의 유튜브 방송 캡처]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 수도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도시 봉쇄’(락 다운) 위기에 처해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지금까지 도쿄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기 위해 검사를 소극적으로 해 확진자 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타 겐타로 고베대학교 감염증 내과교수는 “이는 여러 측면에서 틀린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3500여명이 탄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의료진으로 승선해 그 실태를 고발한 인물이다.

◇“코로나19 전수파악 할 필요 없다…비효율적”

이와타 교수는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애초에 일본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전수파악을 목적으로 검사를 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의료 현장 붕괴를 우려해 검사 대상을 제한하고 있다. 가벼운 증상자에게는 자택요양을 권하고, 37.5도 이상 발열이 사흘 이상 계속되는 등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만 병원을 찾으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와타 교수는 “행정검사나 보건진료나 국가는 기본적으로 입원이 필요한 중증환자를 진단, 입원, 격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검사 전략을 짜고 있다”며 “전체를 파악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같은 방침에 따르지 않고 중국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온 무증상자도 검사를 하거나 무증상 양성자를 입원 격리하는 등 일관성 있는 조치를 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사람들의 불안과 혼란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8일 현재 우리나라의 코로나19 검사현황은 38만 7925건에 달한다. 반면 일본은 2만 8464건에 머무른다. 인구는 약 2배 정도 일본이 많은데 검사 건수는 한국이 18배 많은 셈이다.

이에 대해 이와타 교수는 “감염자가 (신천지 등을 중심으로) 한번 급증한 한국에서는 그 지역과 주변을 집중적으로 검사하지 않으면 안됐다”면서 “일본에서도 그런 현상이 일어났으면 검사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는 축구시합에서 상대 팀은 슬라이딩어택을 50번 했는데 왜 이 팀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꼴”이라며 한 사회의 질병 확산 정도를 추정하는 방식은 샘플링을 통한 모수 추계가 일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타 교수는 “일본에서는 이탈리아나 스페인, 뉴욕과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감염자 수가 파악되지 않아도 감염관리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잘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혈청검사 통해 도쿄 감염상황 검증해야”

다만 이와타 교수는 지금까지는 잘해왔지만, 앞으로는 다를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검사를 주문했다.

그는 “특히 우려되는 것은 도쿄”라며 “감염자가 늘어난 것 자체가 아니라 클러스터를 형성하지 않고 추적이 안 되는 감염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28일 도쿄도의 확진지 수는 63명이 추가됐다. 지난 25일부터 3일 연속 40명대 신규 감염자가 확인된 데 이어 이번에는 60명대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도쿄도의 총 확진자 수는 362명이 됐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감염폭발이 일어날지 중대 국면에 있다”며 외출 자제와 재택 근무 등을 요청했다.

이와타 교수는 “후생노동성의 기준에 너무 얽매여 있으면 현상 자체를 오독할 수 있다”며 “도쿄도의 어떤 점이 검사 건수를 낮추는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장애물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도쿄도의 총 검사 건수는 2269건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실패를 두 번 다시 밟지 않기 위해 ‘플랜A’에 고집하지 말고 오류와 실패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프린세스 다이아몬드는 ‘2차 감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가 ‘2차 감염이 일어났을 리가 없다’의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아무런 가이드라인 없이 승객들의 하선을 허용했다”며 “‘감염폭발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가 ‘감염 폭발 따위는 보고 싶지 않다’가 되지 않도록 현실을 직시하라”고 일침했다.

이와타 교수는 ‘만성적 팬데믹’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시했다. 통상 우리는 감염이 일정한 정점이 이른 후, 다시 감소세로 접어드는 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이번에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도쿄 등의 감염 상황을 명확하기 파악하기 위한 ‘혈청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혈청검사는 PCR 검사보다는 결과 판독이 느리지만, 반대로 더 정확하다.

그는 “2009년 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 런던이 혈청검사를 해 독감이 기존 예측보다 10배 넘게 확산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항체 검사는 사후적으로 행해야 할 일이지만 만성적 팬데믹이 될 가능성이 큰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지금’이야 말로 검증에 나설 때”라고 주장했다.

이와타 교수는 “과학이라는 것은 언제나 반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수정하는 것”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플랜B를 이행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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