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남미 볼리비아 의회에서 여야 의원 20명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들은 발길질, 주먹질도 모자라 머리채까지 잡고 흔들었는데 이같은 모습은 TV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 23일(현지시간) 볼리비아 라파스 의회 본회의장에서 산타크루스 주지사 구금 관련 정부 보고 도중 여야 의원 간 폭력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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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일간지 엘데베르와 TV볼리비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라파스에 있는 의회 본회의장에서 루이스 페르난도 카마초(43) 산타크루스 주지사 구금과 관련한 정부측과 의회간 질의 답변이 진행됐다.
이날 에두아르도 델 카스티요(34) 장관은 정부를 대표해 출석했다. 그는 구체적인 혐의와 수감생활, 향후 법적 절차에 대해 답변하던 도중 돌연 카마초 소속 정당 의원을 향해 “볼리비아 국민 지갑을 훔치러 온 급진적이며 폭력적인 단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야당 일부 의원들은 카스티요를 비방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발언에 여야 의원 20여명이 연단 근처에서 말다툼을 시작했고, 곧바로 격한 물리력 충돌로 번졌다. 발차기와 주먹질 등이 오가는 와중에 여성 의원끼리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등 폭력 사태가 몇 분간 이어졌다. 다행히 다친 의원은 없었다.
한편 우파의 대표적 야당 지도자인 카마초는 좌파 성향의 루이스 아르세(59) 현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한 달 넘게 파업과 집회·시위를 진두지휘했다.
또 지난 2019년에는 4선에 도전한 좌파 에보 모랄레스(63)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전국적인 군중 봉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기도 했다. 결국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이끈 테러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