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롱·와플·푸딩 같은 서양 디저트부터 당고·떡·젠자이(일본식 팥죽) 같은 동양 디저트까지 서울이 달콤한 디저트의 유혹에 빠졌다. 한때 유행했던 '브런치 카페'가 많이 들어섰던 홍대 앞과 신사동 가로수길, 이태원과 반포 서래마을 등에는 이제 '디저트 카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특히 홍대 근처인 마포구 서교동 일대는 '클럽 문화'가 '카페 문화'로 바뀌면서 디저트 카페 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KFC와 롯데리아 같은 패스트푸드점도 에그타르트나 와플 같은 디저트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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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동양 디저트
마포구 서교동 서교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카페 우라라'는 3개월 전에 문을 연 일본식 디저트 카페다. '우라라'는 일본어로 '화장하고 들뜬 기분'이라는 뜻. 하늘색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25개의 백열등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10평(약 33㎡) 크기에 테이블 5개, 작은 소품들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딱 일본풍이다. 폭신한 제노와즈(케이크 만들 때 쓰는 빵) 위에 달콤한 생크림, 진하고 농후한 일본풍 밤절임이 함께 나오는 '마롱 제노와즈'와 발로나 초콜릿을 듬뿍 뿌린 제노와즈에 우유맛 나는 진한 생캐러멜 시럽, 구운 바나나가 함께 나오는 '생캐러멜 초콜릿 바나나 제노와즈'가 인기 메뉴다.
김미진(25) 사장은 "메밀차에 쓰이는 메밀은 일본에서, 유자는 우리나라 유자 농장에서 직접 가져온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려한 서양 디저트
산울림 소극장에서 홍익대 방향으로 10분 정도 가다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도쿄제과학교 출신의 파티셰(p�otissier·과자나 케이크, 또는 쿠키 같은 제과류를 만드는 사람) 형제와 친구 3명이 운영하는 '비 스위트 온(Be sweet on)'이 나온다. 직접 구운 파이에 커스터드 크림, 그 위에 설탕에 졸인 사과와 수제 아이스크림을 올린 '타르트 타탄'과 100% 마스카포네 치즈를 사용한 티라미스가 대표 메뉴다. 주문을 하면 큰 접시에 메인 디저트와 사이드 디저트(마카롱·아이스크림 등)가 함께 나와 하나의 '요리' 같은 느낌을 준다. 김예영(35) 사장은 "대표메뉴인 '타르트 타탄'을 맛보기 위해 지방에서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고 했다.
용산구 한남동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근처에 있는 '패션 5'는 마카롱, 치즈 푸딩, 마들렌 등 각종 디저트를 한곳에서 맛볼 수 있는 '원스톱 카페'다. '패션 5'라는 가게 이름은 카페·베이커리·파티 세리(프랑스풍 과자 가게)·초콜릿 등에 고객을 향한 '열정'까지 더했다는 뜻이다. 입안에서 녹아드는 부드러운 '푸딩'이 유명하다.
'식사를 마치다'라는 뜻의 '디저트(dessert)'는 이미 끝마친 메인 요리의 맛을 효과적으로 돋우기 위해 달콤한 것이 특징이다. 왜 젊은이들 사이에 디저트가 인기일까? 아벡누의 박정균(35) 사장은 "최근 해외에서 베이킹 공부를 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디저트 카페'를 많이 여는데, 해외 경험이 풍부한 젊은이들의 취향에 들어맞았다"며 "여성 손님 중에는 디저트로 식사를 때우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