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축구부 ‘술자리’ 외에 ‘운동장’ 지침서도…“반바지 입지마”

  • 등록 2020-01-16 오전 9:00:40

    수정 2020-01-16 오전 9:00:40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경기도의 A고등학교 축구부 학생의 부모들에게 공유된 ‘술자리 지침서’가 논란이다.

서형욱 트위터
13일 MBC 축구해설가인 서형욱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OO고등학교 축구부 술자리 지침서라는 제보를 받았다. 지침 자체도 끔찍하지만 학생 선수의 부모들이 감독과 이런 자리를 갖는 관행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절망적이다”라며 A고교의 지침서를 공개했다.

9가지 규율을 정리한 이 지침서에는 ①술자리에서는 감독님이 오기 전까지 술병을 먼저 따지 않는다 ②부모님들은 감독이 오면 전원기립 후 감독 참석 후 자리에 앉는다 ③감독이 각학년 자리에 갈 때 해당 학년 부모님들은 미리 자리를 깨끗이 치워놓고 감독 잔과 수저를 준비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지침서가 처음 공개된 온라인 커뮤니티 ‘축구선수학부모연합회’ 운영자 정은서씨는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 지침서라는 건 언남고 정종선 감독이 축구부를 운영하면서 그런 규약이 있었는데 이 학교가 제2의 언남고라고 불린다. 이런 것이 자체가 있어선 안 되고 이건 있을 수도 없는 그런 규약집이다. 이게 학부모들은 전부 불만이지만 누구도 말 못하는 규약집”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돈을 모아서 운영되는 축구부. 여전히 ‘갑’은 지도자들이다. 정씨는 “월급을 받고 있는 감독이나 지도자들이 갑이 되고 돈을 내서 내 아이가 축구를 배우는 학생이나 부모들은 을이 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술자리 지침서’ 외에 ‘운동장 지침서도’ 따로 있다고. 정씨는 “보니까 연습경기나 모든 경기가 끝나면 도열해서 감독이 운동장에 나오면 인사하고 자리를 이동한다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부모간의 지나친 위계질서도 존재했다. 정씨는 “(만약) 1학년 학부모가 나이가 60세다. 3학년 학부모가 45살이고. 그래도 선배님이다. 왜? 아이가 선배이기 때문에 부모도 선배가 돼야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복장 규제도 있다. 모자, 트레이닝복, 반바지 등도 학부모들은 입을 수 없다. 해당 지침서는 누가 만들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정씨는 “제가 축구계하고 항상 대립한다. 문체부 장관실에도 연락을 하고 대한체육회 교육부에도 한다. 또 그분들이 리서치를 한다고 한다. 저희 카페를. 저희 익명 토론방이라고 있는데, 거기에 학부모들이 털어놓는 건데 어떤 대안을 제시해줘라, 대안 제시를 해보자라고 하는데 아직까지 뚜렷한 방법을 제시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정종선 전 서울 언남고 축구부 감독의 갑질 문제가 세상에 알려졌다. 정 전 감독은 학부모들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 또한 학부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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