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원의 촉]기세 오른 이낙연, 영남 지지율도 호남처럼 오를까

이재명-이낙연 매일 네거티브 공방, 노무현 탄핵도 거론
이 지사의 불안한 리더십 파고들며 자신의 강점도 부각
호남 출신은 본선 경쟁력에 감점, TK 선호도 4.2% 불과
영남권 지지율 오르지 않으면 쉽지 않아, 22일 부산 방문
  • 등록 2021-07-22 오전 9:34:19

    수정 2021-07-23 오후 5:02:19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측이 매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예비경선에서 선전한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권재창출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이 지사측은 21일에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탄핵을 추진한 옛 민주당에 몸 담은 이 전 대표의 전력을 문제 삼으며 공격했다. 이재명 캠프 김영진 상황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 나와 “이낙연 후보가 2002년 노무현 후보의 대변인이었는데 그 후 탄핵 과정에 참여했다”며 “(탄핵에) 찬성했느냐, 반대했느냐 분명히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03년말 노 전 대통령이 당내 갈등 끝에 나가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을 때 새천년민주당에 잔류했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2004년 3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할 때,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전 대표측은 정치적 금도를 지키라고 맞받아쳤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낙연 후보는 노무현 탄핵 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졌다”며 “이미 수년 전, 이낙연 후보의 분명한 입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팩트체크 없이 발언한 데에 민주당의 정신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인호 상황본부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끌어들여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아무리 초조하다 하더라도 정치적 금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1·2위를 달리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측은 형수 욕설 음성 파일 문제로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이 전 대표도 이날 KBS뉴스에 나와 온라인에서 자신을 비방한 경기도 유관기관 직원 문제에 대해 “국민세금으로 공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벗어난 것”이라며 공격했다.

안정적 리더십과 국정경험이 강점, 시대요구 해결할 수 있어야

양측의 비방전이 수위를 넘나들자 민주당도 페어플레이 협약식 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이 전 대표는 더 매섭게 이 지사의 약점을 파고들 것이다. 이 지사의 불안한 리더십과 사생활 논란을 거론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안정적인 리더십과 품격, 풍부한 국정경험 등 강점들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과를 낸 예비경선 전략이 본경선에서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두고 볼 문제다. 이 전 대표의 강점이 현시대의 요구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이라면 이 지사를 추월할 수 있겠지만, 시대정신과 동떨어져 있다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전 대표가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코로나 시대가 변화로 분출할지, 안정으로 분출할지에 따라 달라질 것인데,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아직 경선이 어떻게 될지는 막연하다. 이 지사 지지율 변화추이와 호남 영남 등 지역별순회경선 결과, 후보간 연대 여부에 따라 대통령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본선 경쟁력 감점 요인으로 호남 출신인 것을 1순위로 꼽는다. 예비경선에서 호남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이 지사를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지만, 호남 출신으로 인해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것은 약점이다.

실제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으로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대구 경북지역의 이 전 대표에 대한 선호도는 4.2%에 불과했다. 부산경남의 선호도도 9.7%에 그쳤다. 전국 전체 선호도가 14.6%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 격차가 크다. 호남지역 선호도는 27.1%로 전국 선호도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같은 조사에서 이 지사는 각각 21.1%, 18.9%에 달했고 전체 선호도는 27.1% 호남은 39.9%였다. 이번 조사는 100% 무선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20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당 집권전략은 호남 기반 플러스알파, 이 지사는 약점 보완재

민주당의 전통적인 집권전략이 호남에 기반한 플러스알파인 것을 고려하면, 이 전 대표는 플러스알파가 취약하다. 역대 민주당 출신 대통령 중 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하면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모두 영남 출신이었다.

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영남 인구가 호남의 2.53배다. 역대 대선을 보면 호남 출신 후보가 나오면 영남쪽이 단합하는 경향이 있다. 김영삼·김대중 후보가 대결한 1992년 대선이 그랬고 IMF 외환위기 속에 치러진 1997년 대선에서도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게 겨우 1.53%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이 전 대표가 본경선 승리 대책으로 ‘영남 다걸기 전략’을 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우리당에 대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는 호남 후보가 난관을 헤쳐갈 수 있지만, 국민의힘과 지지율이 비슷하면 한계가 있다”며 “예비경선 과정에서 20~30대, 여성, 호남과 중도층의 지지율이 올라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면, 본경선에서는 영남권과 30~50대에서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는 이 전 대표도 지난 20일 충북을 방문한데 이어 22일부터 사흘간 부산 경남 등을 돌며 ‘영남 민심투어’를 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해운과징금대책 긴급 간담회에서 해운업계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 전 대표는 또 대법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아 재수감 위기에 놓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만나 위로하고 가덕도 신공항 등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을 적극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교수는 “호남 출신 한계를 인정하고 뛰어넘는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영남지역 인사를 캠프 전면에 배치하는 등 영남 전략을 강화하고 충청권을 아우르는 행보를 해야 한다”며 “이 지사는 쓰러뜨릴 후보가 아니다. 향후 이 전 대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지사를 세게 공격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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