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유덕현 소상공인연합회 서울지회장은 결국 내년 최저임금이 5.0% 인상된 데 대해 크게 허탈해했다. 바쁠 때만 쓰던 아르바이트는 물론 직원마저 줄여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2명 직원을 유지했지만, 경기침체 및 소비위축 우려에 물가 상승까지 덮치면서 비용을 줄일 방도가 인건비 절감밖에 없어서다.
유 지회장은 “음식점 운영이 힘들어지겠지만, 최소한 인력으로 버티는 데까지 버텨 볼 생각”이라며 “가족들의 힘을 최대한 빌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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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9일 2023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0%(460원) 인상한 9620원으로 결정했다. 공익위원 제출안에 반발한 사용자위원 9명과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집단퇴장하는 등 어수선한 과정에서 표결을 통해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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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국내 전체 고용 중 82%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번 최저임금 인상 결정으로 인해 중소기업 고용이 축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중기중앙회가 경총과 함께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조사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대응 방법으로 ‘신규 채용 축소’(36.8%), ‘기존 인원 감축’(9.8%) 등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의견이 46.6%에 달했다.
또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도 소상공인 67%가 ‘올해 최저임금 수준도 부담된다’고 답했으며, 최저임금 인상 시 대처 방안으로 ‘기존 인력 감원’(34.1%), ‘근로시간 단축’(31.6%) 등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대답이 65.7%에 달했다.
유덕현 지회장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코로나 시기보다 더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며 “아직 코로나 타격도 회복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또다시 5%나 오르면 우리를 2번 죽이게 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기홍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장도 “길어진 불황 속에서 현재 매출로는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기에 최저임금이 오르면 오히려 직원을 줄이고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부결됐지만, 업종별로 구분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졌다. 경총은 “한계에 다다른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수용성조차 감안하지 않은 이번 결정으로 업종별 구분 적용 필요성은 더욱 뚜렷해졌다”며 “정부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내년 심의 시에는 반드시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