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로 전년동월대비 3.7% 상승했다. 전월에 3.2%에 상승률을 나타낸 이후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9년여만이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에 공업제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5.5%, 가공식품 물가는 3.5%가 올라 전체 공업제품 물가는 5.5% 상승했다. 공업제품의 전년동월대비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1.81%포인트에 달한다.
서비스 물가도 전년동월대비 2.2%가 올랐다. 지난달 물가를 끌어올렸던 작년 통신비 지원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폭(0.6%)은 둔화됐지만 개인서비스 물가가 3.0% 올랐다. 외식 물가가 3.9% 올랐고, 외식외 물가도 2.3% 올랐다. 전세는 2.7%, 월세는 1.0%가 오르며 집세는 1.9% 올랐다. 2016년 6월(1.9%)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폭도 다시 확대됐다. 최근 기온 급감에 따른 작황부진과 김장 수요 증가 등의 여파로 채소값이 크게 오르면서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7.6% 상승했다.
연간 상승률 2.3% 안팎 전망…정부 “물가책임제 도입 등 총력대응”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소비심리도 회복되고 있어 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나 원자재 가격 추이를 볼때 석유류, 공업제품의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서비스도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12월에도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류세 인하 조치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석유류 가격 상승세는 둔화되며 11월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에 대응해 지난달 중순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했지만, 실제 주유소 판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2주 가량의 시차가 발생해 지난달 물가 안정에 온전히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연간으로는 2.3% 안팎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11월까지 전년누계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다. 어 심의관은 “12월의 물가상승률이 여기서 1/12 만큼의 영향을 미치니까 큰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연간 물가상승률을 2.3%, OECD는 2.4%로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양상 등에 따라 경기와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스테그플레이션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공급망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안 요인이 있는 가운데 물가까지 올라가면서 경기 측면에서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확대하고, 이달중 가격급등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확대규모를 확정, 면세농산물 의제매입세액 공제율·한도 특례기한 2년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동향의 주기적 장관점검체제, 분야별 물가부처 책임제 도입, 지자체 물가상황실(TF) 가동 등 내년 상반기까지 물가대응역량을 총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