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우조선 정상화 시급한데…노조가 발목 잡아서야

  • 등록 2022-10-03 오후 5:19:58

    수정 2022-10-03 오후 9:33:1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좀비 기업’, ‘세금 먹는 하마’. 산업은행 체제 아래 놓인 대우조선해양을 지칭했던 수식어다. 이러한 표현만 봐도 대우조선해양이 어떤 회사인지 짐작할 수 있다. 21년 만에 이런 기업을 인수해 운영해보겠다고 새 주인이 등장했지만 대우조선 노조는 졸속·밀실·특혜 매각이라고 주장하며 인수에 반발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에서 대우조선해양 한화 매각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조는 자신들이 이번 인수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여러 기밀 사항이 다뤄지는 인수 과정에서 들어주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주된 의견이다. 그러나 노조는 곧바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열어 72%의 찬성을 끌어내면서 이번 매각에 대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번 인수에 노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그동안 노조는 회사 인수 건마다 반대해왔다. 지난 2008년 한화그룹이 처음 인수를 시도했을 땐 한화 측이 계약 전 실사조차 하지 못하게 막았다.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에 나섰을 때도 구조조정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했다. 심지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까지 찾아가 기업결합을 승인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하기까지 했다.

그 사이 대우조선은 공적자금 지원과 자본 확충 등의 방식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혈세를 더 축냈다. 최근 1년 반 동안에만 2조3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냈고 지난해 6월 말 기준 274%이던 부채비율은 1년 만에 676%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밑 빠진 독’에 혈세를 쏟아붓느니 차라리 청산하자는 의견도 커지던 차였다.

대우조선은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재무·경영 역량이 있는 민간 투자자의 자본 확충으로 재무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것’만이 정상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회사다. 자본이 풍부한 다른 기업의 인수만이 대우조선을 정상화하는 길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를 막아서면 회사 정상화는 요원해질 뿐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회사 정상화와 근로자들의 고용·처우 개선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가 정상화돼야만 근로자들도 더욱 많이 채용하고 연봉도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다. 그 당연한 얘기를 듣지 않고 인수에 반대만을 하는 노조엔 회사를 정상화할 어떤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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