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여행 꿈꾸는 '같은 듯 다른' 21세기 라이트형제 3인

민간기업 주도 상업 우주여행 '가시화'…3파전 가열
英괴짜부호 브랜슨의 버진갤럭틱…최초 민간인 우주여행 성공
우주개발사업에 매년 1조원 쏟아붓는 베조스…달 식민지 목표
화성 식민지 꿈꾸는 머스크…“죽을지도 모르지만 갈 것”
  • 등록 2018-12-16 오후 6:03:25

    수정 2018-12-16 오후 6:03:25

버진갤럭틱의 우주선 ‘스페이스십2’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21세기판 라이트형제 3인방이 있다. 민간인 탑승 우주여행을 처음으로 성공시킨 영국의 괴짜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2020년 민간인 6명을 태운 캡슐을 우주로 쏘아 올리겠다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아마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2023년 달 여행을 성공시키고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얘기다. ‘로켓맨’으로 불리는 이들은 ‘같은 듯 다른’ 방식으로 우주여행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처음엔 괴짜들의 호사로운 취미로 여겨졌지만 이젠 실현 가능한 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신들은 “상업 우주비행 레이스가 시작됐다. 누가 이길 것인지 주목된다”고 입을 모았다.

◇英괴짜부호 브랜슨의 버진갤럭틱…최초 민간인 우주여행 성공

지난 13일(현지시간) 오전 7시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항공기 두 대가 유인 우주선을 가운데에 싣고 날아올랐다. 브랜슨이 이끄는 민간 우주탐사기업 버진갤럭틱이 쏘아 올린 유인 우주선 ‘스페이스십2’다. 안에는 조종사 2명과 민간인 탑승객 등 총 8명이 타고 있었다.

상공에서 분리된 우주선은 후미에서 불을 뿜으며 우주로 향했고, 이내 상공 50마일(82km)에 도달했다. 우주 가장자리로 인정되는 지역이다. 일반적으로는 고도 62마일(100km), 일명 ‘카르만라인’을 우주의 경계선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 공군에선 고도 50마일 이상을 우주비행으로 인정한다.

이번 비행은 2011년 미국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종료 이후 미국 내에서 처음 우주 공간에 도달한 유인 우주선 실험이었다. 특히 ‘민간’ 기업이 유인 우주선 비행에 성공한 첫 사례로, 상업 우주여행 가능성을 대폭 높였다는 평가다.

이날 비행 성공은 오랜 기간 이어진 수많은 좌절과 실패가 밑거름이 됐기에 가능했다. 2004년부터 우주비행 프로젝트를 시작한 버진갤럭틱은 4년 전 시험비행 도중 우주비행사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당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브랜슨은 포기하지 않았다. 스스로 1호 탑승자가 되겠다고 공언하는 등 상업 우주여행 가능성을 지속 모색했다.

비행 성공 후 감동에 젖은 브랜슨은 눈물을 흘리며 “오늘 역사상 최초로, 유인 우주선에 민간 탑승객을 싣고 우주에 도달했다. 우주개발의 새 장을 함께 열어젖힌 우리 팀들이 자랑스럽다”라며 환호했다. 이어 “나 자신은 물론 나같은 수천명의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우주는 싸지 않다. 개인적으로 프로젝트에 1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탑승 요금으로) 처음 돈을 돌려 받는 기분은 정말로 좋다. 우리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벤처기업으로 만들어야 하고,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우주에 가보고 싶다. 아마 앞으로 5~6개월 안에 우주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지난 2016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가족들과 함께 탑승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바 있다.

버진갤럭틱은 1인당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을 내면 우주비행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스틴 팀버레이크, 레이디 가가 등 유명 인사를 포함해 600여명이 신청서를 냈다.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사진=AFP)
◇우주개발사업에 매년 1조원 쏟아붓는 베조스…달 식민지 목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이다.”

민간 우주개발 업체 블루오리진을 이끌고 있는 베조스는 지난 5월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 국제 우주개발회의에 참석해 달 정착지 건설에 대해 “내가 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베조스의 우주 프로젝트는 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언젠가 지구가 살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정착지로 달을 택했다. 지구와 가깝고 물이 있는데다 태양광 발전이 가능해서다.

베조스가 2000년 사비를 털어 설립한 블루오리진은 3년 전 개발한 우주선 ‘뉴 셰퍼드’를 2020년 카르만라인까지 쏘아올린다는 목표다. 블루오리진은 작년 뉴 셰퍼드 시험 발사에 성공한 뒤 버진갤럭틱에 이어 두 번째로 우주여행 관광 상품을 내놨다. 내년부터 10여분 간 무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티켓을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브랜슨의 우주선이 비행기 형태라면 베조스의 뉴 셰퍼드는 캡슐 형태다. 높이가 약 15m, 로켓 부분 지름은 약 2.7m, 캡슐 지름은 3.3m 정도로 총 6명이 탑승할 수 있다.

베조스는 2020년 발사를 목표로 직경 7m, 높이 95m에 달하는 초대형 우주로켓 ‘뉴 글렌’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자금은 매년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어치 아마존 주식을 팔아 조달하고 있다. 그는 올해 4월에도 아마존에서 번 돈을 효율적으로 쓰려면 우주산업 개척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베조스조차 “(아마존으로 벌어들인) 재산을 다 쓸 만큼 비싼 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막대한 돈이 드는 만큼 블루오리진은 한 번 쓰고 버렸던 추진 로켓을 재사용하는 방식을 개발해 비용을 대폭 줄였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아마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AFP PHOTO)
◇화성 식민지 꿈꾸는 머스크…“죽을지도 모르지만 갈 것”

“많은 사람들이 에베레스트산에서 죽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산에 오른다. 그들은 왜 산에 오르는가.”

우주여행을 꿈꾸는 또다른 괴짜 부호 머스크의 말이다. 2001년부터 화성 식민지 개척을 주장해 온 그는 화성에 가려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머스크는 “작은 깡통을 타고 우주 깊은 곳을 통과하면서 사망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면서도 자신이 화성에 갈 확률이 70%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해 우주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주여행 대중화, 화성을 비롯한 우주 각지를 인간이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머스크의 오랜 꿈이었다. 2010년 스페이스X가 ‘팰컨9’ 로켓 발사에 성공한 이후 더이상 꿈에 머물지 않았다. 그의 프로젝트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지난 2015년 화성에 핵 융합 폭탄으로 2개의 인공 태양을 만들어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구체적 제안을 내놨다. 또 이듬해인 2016년엔 ‘행성간 운송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화성 식민지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2년까지 화물을 실은, 2024년까지 인간을 태운 화성 왕복선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다. 머스크는 올해 초 우주여행 관광객이 입을 우주개발복 개발도 마쳤다. 올해 2월 테슬라 전기차 ‘로드스터’를 싣고 발사에 성공한 로켓 ‘팰컨 헤비’도 이같은 계획의 연장선상에 있다.

베조스와 차이가 있다면 머스크는 화성을 인류의 ‘새로운 정착지’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베조스는 지구를 주거지역으로 유지하되 환경을 해치는 산업만 달로 이전시키려 하고 있다. 반면 머스크는 ‘이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가 개발하고 있는 우주선이 높이 106m의 로켓 일체형 콤보우주선인 이유기도 하다. 스페이스X 역시 블루오리진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로켓을 재사용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달 주변을 여행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탑승자를 위한 우주복 개발도 마쳤다. 1호 승객으로는 일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가 선정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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