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실화 인형극으로…공연예술, 시대를 담다

'2019 서울국제공연예술제' 내달 3일 개막
사회적 이슈 다룬 10개국 19편 공연 선보여
日 연출가 공연도…"예술은 정치에서 자유로워"
공연예술 아트마켓 '서울아트마켓' 함께 열려
  • 등록 2019-09-04 오전 9:28:29

    수정 2019-09-04 오전 9:28:29

‘2019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선보이는 벨기에 예술단체 포인트제로의 인형극 ‘잊혀진 땅’의 한 장면(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은 시대를 비추는 창이다. 오는 10월 3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과 세종문화회관,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열리는 ‘2019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이하 SPAF)에서는 연극과 무용으로 세계의 여러 사회적 이슈를 조명하는 총 10개국 19편의 우수 공연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벨기에 예술단체 포인트제로 인형극 ‘잊혀진 땅’(10월 18~20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던 미국드라마 ‘체르노빌’의 소재가 된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과거 체르노빌 거주 주민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방사능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1층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극 프로그래머를 맡은 연출가 이병훈은 “‘잊혀진 땅’은 인형극이기에 가능한 독특한 표현을 통해 핵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우리의 삶을 어떻게 흔들어놓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핵과 전쟁 등 우리에게 굉장한 절박한 문제들을 통해 불안을 사유하고 시대를 조명할 수 있는 작품들로 이번 축제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SPAF는 국내 최대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대표 국제공연예술축제다. 예술경영지원센터·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올해 SPAF는 동시대성·사회성·예술성을 갖고 인간의 욕망과 갈등, 사회 부조리 등 시대의 이면을 조명하는 19편의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시대성·사회성·예술성을 모두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국제공연예술축제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해외작품으로는 ‘잊혀진 땅’ 외에도 개막작인 러시아 고골 센터의 ‘카프카’(10월 3·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덴마크 연극 거장 유네지오 바르바의 연극 ‘크로닉 라이브: 만성적 인생’(10월 3~5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 이스라엘 차세대 무용가 인발 핀토의 신작 ‘푸가’(10월 12·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등 6편을 선보인다.

‘2019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개막작인 러시아 고골센터의 연극 ‘카프카’의 한 장면(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국내 작품으로는 한국 공연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고선웅의 연극 ‘낙타상자’(10월 17~20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연출가 이경성의 연극 ‘브라더스’(10월 10~1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안무가 황수현의 신작 ‘검정감각’(10월 10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최강 프로젝트의 ‘여집합 집집집 합집여’(10월 10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등 10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의 만남을 시도하는 다원장르의 공연 ‘생사의 죽음에 관한 삶의 음악’(10월 19·20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도 포함됐다.

김신아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사업본부장은 “올해 SPAF의 달라진 점은 그동안 연극·무용만 전문적으로 소개하던 것에서 벗어나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복합예술 작품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창작실험활동 지원사업’과 연계해 미래 공연예술을 이끌어갈 예술가들에게 창작 실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스텝 바이 스파프’도 새롭게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SPAF에서는 일본 연출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도 공연한다. 한국·프랑스·일본이 공동제작하는 연극 ‘그 숲의 심연’(10월 19·20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지만 문화예술 교류는 이어져야 한다는 뜻에서 공연을 결정했다. 김도일 대표는 “예술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전제 아래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공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PAF 기간에는 국내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을 위한 아트마켓 ‘제15회 서울아트마켓(PAMS)’도 함께 열린다. 오는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센터·좋은공연안내센터·예스24 스테이지·대학로예술극장과 서울 중구 서울남산국악당에서 개최한다. 해외 공연 관계자 500여 명을 포함해 국내외 관계자 2000여 명이 참석해 협력과 네트워킹에 나선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1층 씨어터카페에서 열린 ‘2019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기자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도일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연극 프로그래머 이병훈 연출가, 고선웅 연출가, 황수현 안무가, 무용 프로그래머 최상철 안무가(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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