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프리즘] 檢 '실체없는 로비'결론...옵티머스 사건 안갯속

이헌재 전 부총리·채동욱 전 검찰총장 무혐의 처분
"1조원대 펀드 사기 정·관계 로비는 없었다" 판단
수사 실기 인정…"역할 못했다 지적 무겁게 받아들여"
  • 등록 2021-08-08 오후 6:30:14

    수정 2021-08-08 오후 9:27:18

옵티머스자산운용 (사진=뉴스1)
[이데일리 한광범 하상렬 기자] 1조원 대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야기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기 사건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가 ‘안갯속’에 빠지고 있다. 정·관계 로비 의혹의 근거로 지목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이헌재 전 부총리, 채동욱 전 검찰총장 등 ‘옵티머스 고문단’사들이 검찰 조사 결과 줄줄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체 없는 로비’라는 결론이다.

‘옵티머스 사건’은 권력형 사기사건의 성격을 띤다. 옵티머스는 2017년 6월 김재현 대표 취임 이후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해 연 3%의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일부 증권사들이 옵티머스 투자에 참여하며 투자자들은 더욱 가파르게 증가했고, 투자자는 약 2900명, 투자금만 1조 35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거짓이었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투자 대신 비상장 페이퍼 컴퍼니 등의 부실 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다.

수사가 지지부진하며 피해액은 더욱 커졌다. 전파진흥원은 2018년 10월 서울중앙지검에 옵티머스 경영진을 펀드 사기 혐의로 수사 의뢰했으나 검찰은 2019년 5월 무혐의 처분했다. 또 일부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도 이뤄졌으나 펀드 사기 부분 수사는 없었다.

결국 옵티머스는 지난해 6월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피해액은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의 환매 중단 선언 직후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옵티머스 경영진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펀드 판매사들도 옵티머스 경영진을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검찰은 같은 달 본격 수사에 나서기 시작했고 지난해 7월 김재현·이동열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금융위원회는 검찰 수사 이후 옵티머스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 실기로 피해 확산방지 기회 놓쳐

단순한 펀드 사기로 보였였던 옵티머스 사건은 지난해 10월 김 대표가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이 공개되며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확산됐다. 해당 문건에는 옵티머스 고문단이 제안한 프로젝트에 정부·여당 관계자가 수익자로 참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문제가 불거질 경우 권력형 비리로 호도될 우려가 있다’, ‘게이트 사건화 우려’ 등의 문구도 포함돼 있어 의혹을 키웠다.

문건에는 옵티머스가 투자한 성지건설 매출채권 일부가 위조된 의혹을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소개로 채 전 총장을 위촉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내부 문건에는 이 전 부총리와 채 전 총장과 함께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고문단으로 활동하며 회사가 위기를 겪을 때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문건에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투입된 경기도 광주시 봉현물류단지 사업에 대해 옵티머스와 법률 자문 계약을 체결한 채 전 총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인·허가 관련해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검찰은 지난 1월부터 문건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을 불러 조사를 벌였지만 수사 개시 7개월만인 8일 이 전 부총리와 채 전 총장 등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며 관련 의혹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이다.

檢 “김재현이 고문단 역할 허위·과장”

검찰은 문건 내용의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수사를 지휘한 유경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은 “김 대표가 금융감독원 검사를 연기할 목적으로 펀드 운용 상황과 고문단의 역할 등을 허위 또는 과장해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건에 기재된 인물들로부터 옵티머스 사모펀드 운용·판매와 관련해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고문단 수사 마무리와 무관하게 검찰은 옵티머스 이사인 윤석호 변호사의 아내로 옵티머스 지분 약 10%를 보유해 펀드 사기와 로비 의혹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진아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행정관이 윤 변호사를 통해 수입 감소에 대한 보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사건 등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옵티머스 사기사건의 주범인 김재현 대표는 지난달 20일 1심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5억원, 추징금 751억원을 선고받았다. 공범인 2대 주주 이동열 전 대표는 징역 8년에 벌금 3억원, 추징금 51억 7500만원, 윤석호 전 이사는 징역 8년에 벌금 2억원 판결을 받았다. 이들 모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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